[국내서도 하이브리드카 시대 열린다] (상) 현대기아차 '그린카 전쟁'

현대ㆍ기아차 LPI 하이브리드로 그린카 전쟁 신호탄
조기 정착과 글로벌 시장 성공 진입 위해 정부 지원 필수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오는 7월 ‘아반떼’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된다. 그린카 개발이 미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지금 현대ㆍ기아차도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전세계 그린카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지난달에만 하이브리드차인 혼다의 뉴인사이트가 총 1만481대나 팔리면서 가솔린 차량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그린카 경쟁에서 우리가 후발 주자인 만큼 업체의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정부의 측면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대ㆍ기아차 독자기술 ‘LPI 하이브리드차’=48개월여에 걸쳐 개발한 국내 첫 양산 그린카인 LPI 하이브리드는 저연비 청정연료 LPG를 세계 최초의 독자기술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접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대차는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내년까지 월 2,000대씩 생산, 판매하는 게 목표다. 현대ㆍ기아차의 LPI 하이브리드에는 1,600㏄ 감마 LPI 하이브리드 엔진, 15㎾ 하이브리드 모터,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무단 변속기(CVT) 등이 장착됐다. 연비는 17.8㎞k/ℓ지만 가솔린 1리터를 주유할 수 있는 1,600원으로 38㎞까지 주행할 수 있다. 따라서 연간 연료비(가솔린 1,624원/ℓㆍLPG 754원/ℓ, 연간 2만㎞ 주행)가 아반떼 및 포르테 가솔린 차량은 213만원인데 반해 LPI 하이브리드는 84만원에 불과하다. 친환경성의 잣대인 CO2 배출량도 99g/㎞로 줄여 LPG 연료 차량 중 세계 최초로 저공해 차량(SULEV) 규제를 만족시켰다. 일본 회사들이 사용하지 못했던 고출력 리튬폴리머(LiPB)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탑재한 것도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이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주로 쓰이는 알칼리계 니켈수소 타입에 비해 무게가 35% 가볍고 에너지 집적도는 65% 이상 좋은 것이 특징이다. 동력 성능 면에서도 일본산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대 출력 114마력의 LPI 엔진과 20마력급 15㎾ 모터가 장착돼 경쟁 수입차인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최대 출력 92마력)보다 뛰어나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자체 테스트한 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11.7초로 혼다 시빅(13.6초)보다 우수하게 나왔다”고 밝혔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다음달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개별 소비세와 취득ㆍ등록세가 면제돼 구매시 최대 310만원까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전지ㆍ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도 승부수=하이브리드차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현대ㆍ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만큼은 조기에 상용화해 그린카 대전에서 밀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 핵심 부품인 115㎾의 스택(수소와 산소를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을 독자적으로 개발해냈다. 201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의 시범운행 규모를 수백 대 규모로 확대하고 부품 국산화율을 99%까지 높여 경쟁 업체인 혼다ㆍ도요타와 간극을 좁히는 등 2012년까지 조기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2년에 1,000대, 2018년에는 3만대까지 생산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ㆍ기아차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도 주력, 상용화 시점을 2013년 이후로 잡고 있다. ◇국산 친환경차 성공 위해서는 정부지원 필수=현대ㆍ기아차가 친환경차 개발 부문에서 후발 업체인 만큼 국산 그린카가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원천기술 분야에서 취득된 관련 특허가 적어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면 할수록 로열티 지급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등 경쟁 국가는 기술확보 초기 단계부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을 주도해왔다. 일본은 수소연료전지차를 포함한 친환경 미래자동차 개발에 2012년까지 총 8,0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미국은 친환경차 개발에 총 2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으며 유럽연합은 2015년까지 각 기업이나 인프라 구축에 총 10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반면 우리 정부의 친환경 자동자 지원금액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931억원. 앞으로 계획된 금액도 1,400억원밖에 안 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팀장은 “국내 부품 업체의 기술 수준 및 양산 기반이 취약해 완성차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부품 업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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