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대우종합기계 인수에 나선 두산중공업과 효성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중동 플랜트 수주시장을 100% 싹쓸이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반면 효성은 장기 노사분규에 화재까지 발생하는 등 잇따른 악재에 애를 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카타르에서 2억7,000만달러 상당의 대규모 발전 및 담수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카타르 공사 수주를 계기로 올해 담수플랜트 부문에서만 10억5,000만달러 규모를 수주하는 등 세계 담수플랜트 시장에서 선두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담수설비 등 플랜트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두산중공업의 내실가치가 돋보이고 있다”며 “대우종기를 인수할 경우 건설장비의 중동시장 진출도 훨씬 유리해지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클 전망”이라고 대우종기 인수에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효성은 이날 오전 울산공장 내 나일론 원사를 생산하는 5층 건물에 큰 불이 나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자칫 대우종기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달 21일에도 화재가 발생해 4,000만여원의 재산피해를 냈었다.
효성은 또한 중공업사업 부문의 창원공장이 두달 가까이 파업을 벌이고 있어 생산손실이 4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자 최근 일부 공장에 대해 직장폐쇄 결정을 내리고 조업을 중단하는 등 노사관계도 원활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우종기 인수를 앞두고 악재가 연달아 터져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대우종기 인수는 별개의 문제”라며 애써 태연해했다.
그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악재가 불거지면서 효성의 대우종기 인수 가능성을 낮추는 분위기다. 송계선 동원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주력사업이 성장한계에 있어 새 성장엔진을 필요로 하지만 막대한 자금부담 등으로 인수는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노조파업 등의 악재로 대외적 이미지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