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銀등 리스크 관리 지방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금감원 2011년 업무설명회
"금융회사 CEO 전횡 차단"
감독강화 방안 마련도 나서
보험사기 분석 시스템 구축도


금융당국은 올해 대형ㆍ계열 저축은행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지방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금융회사 검사 때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은행과 중소서민금융ㆍ보험ㆍ금융투자 등 4개 업권별로 개최한 '2011년 업무설명회'에서 잠재 위험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해 시장 안정을 꾀하고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을 개선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 강화=금감원은 가계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분류하고 선제적 대응 등 리스크 중심의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저축은행 부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대형ㆍ계열 저축은행의 리스크 관리를 지방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저축은행 PF 부실에 대한 사후 검증과 책임추궁도 강화된다. 부실이 심각한 저축은행에는 사업성 평가의 적정성을 집중 검사하고 한도를 초과한 PF 대출의 해소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등 위법ㆍ부당 행위자와 PF 부실 초래자의 책임을 명확하게 규명해 민사 등 경제적 제재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회사의 건전성 제고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됐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에 대한 외환건전성 종합평가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저축은행의 강화된 건전성 기준이 조기 정착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업권별 리스크 실태 평가제도 정비, 저축은행의 종합적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금융지주그룹의 통합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한다. ◇CEO 리스크 집중 점검=특히 금융회사 검사 CEO 리스크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이장영 금감원 부원장은 설명회에서 "금융회사 CEO의 전횡을 막기 위한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며 CEO 리스크에 대한 감독강화 방침을 밝혔다. CEO 리스크와 관련한 금융회사 검사방안을 다음달까지 확정해 실제 검사에 반영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CEO 리스크는 갑작스러운 유고 등 비상사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후계자 양성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여부도 점검해 경영 적정성 검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외환시장에 영향이 큰 외국계 대형 IB 국내지점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대형 금융회사들의 종합검사 주기를 최대한 단축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은행들에 대한 위험관리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해외 진출에 대한 사전보고 제도가 사라진 만큼 사후감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은행권은 총 9개 은행에서 27개 해외점포를 새로 설립할 계획이다. ◇책임경영 강화ㆍ보험사기 예방 역점=보험사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적극 추진된다. 금감원은 먼저 보험사 대주주 인허가 심사 및 임원의 자격요건을 강화해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사회적 책임 모범규준을 도입하고 경영·상품공시는 물론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공시도 강화할 계획이다. 보험사기를 막는 데도 힘을 준다. 농협 및 우체국보험 등 유사보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해외 보험사기 조사를 위해 현지 감독당국 및 수사기관과의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선다. 보험사기 분석능력 강화를 위해 관련 정보를 모아 체계적으로 분류·관리하고 조기경보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보증보험과 재보험 등 독과점 분야의 보험료율 산출 체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 저소득층 등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소액보험의 보장을 늘리고 장애인 및 장기기증자의 권익을 강화할 예정이다. ◇스팩 통한 변칙 상장 차단=금융투자 부문에서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ㆍSPAC)를 이용한 변칙적인 우회상장을 차단하고 공매도와 대차거래에 대한 공시를 강화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스팩 합병 신고서에 대한 심사지침을 마련하고 합병 실태 점검을 강화해 변칙적인 우회상장을 막겠다"며 "우회상장을 노리는 기업에 대해서는 외부감사인을 지정해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공매도와 대차거래에 대해서는 투자자 유형별 공시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한계기업의 불공정거래와 테마주에 대한 기획조사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 밖에 카드사에 대해서는 카드 자산과 경기변동에 민감한 여신성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상호금융사에는 상호금융기관별 상이한 감독기준의 합리적 조정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금융회사가 조정결정을 통보 받은 뒤 20일 이내에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수락한 것으로 간주하는 '수락의제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