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자동차보험 잘만고르면 `큰 절약'

자동차보험 전쟁이 시작됐다. 보험사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보험료 할인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덤핑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보험사들로선 죽을 맛이지만 소비자는 즐겁다. 보험료가 내리기 때문이다.보험사들이 가격 할인경쟁에 나선 계기는 범위요율제의 본격 시행 때문. 범위요율제는 지금까지 거의 동일한 수준에서 결정되던 보험사간 자동차보험료 격차를 벌려놓았다. 때문에 보험사 선택이 예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잘못하면 보험료를 더 비싸게 물게 된다. 특히 3,4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 운전자들의 보험료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한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보험료 왜 내리나=우선 왜 보험료 변동 요인이 생겼는지 살펴보자. 범위요율제가 이달들어 도입됐기 때문이다. 당초 지난 8월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연기 끝에 이달부터 시행된다. 범위요율제란 기본보험료의 일정 범위 안에서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자유롭게 정하도록 한 제도. 이달부터 적용된 범위는 개인용 자동차는 6%, 업무용 10%, 영업용 20% 등으로 이전보다 2배씩 늘어난 것이다. 이전에도 범위요율제도가 있었지만 범위 자체가 적었고 그나마 적용되지도 않아 보험사간 보험료가 거의 비슷했었다. ◇보험료 결정 요소=크게 4가지다. 우선 용도에 따라 보험료가 틀려진다. 같은 승용자동차라도 개인용, 업무용, 영업용 등 용도별로 가격이 다르다. 다음은 배기량별로 차이가 발생한다. 이상 두가지는 지금과 같다. 다만 배기량을 이전보다 세분화할 계획인 회사도 있다. 계약자들이 주의해야할 대목은 연령구분이 세분화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연령구분은 21세 이하, 21세~25세, 26세 이상 등 3가지뿐이었으나 이번이 최대 7개 구분으로 늘어난다. 다음은 성별 구분이다. 이전까지는 차종, 운행목적, 운전경력, 나이가 같으면 남녀간 보험료 차이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여자의 보험료가 싸진다. ◇얼마나 변할까=단순하게 따지면 최대 250여만원까지 보험료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대형시내버스의 연간보험료는 최대 610만원. 여기에 범위요율 상한이 +20%를 적용되면 732만원이 된다. 하한 -20%를 적용하면 488만원. 244만원 차이가 난다. 「단순」이란 단서를 단 것은 이같은 가정, 즉 어느 회사는 상한선을 적용하고 다른 회사는 하한선을 적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범위요율에 따라 차이가 나더라도 차 한대의 보험료가 수백만원씩 나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균 보험료가 50만원 미만인 개인용 자동차의 보험사별 보험료 격차는 1,2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영업차량, 부담 증가=그러나 영업용 등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탓에 수십만원씩 보험료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택시나 개인용달, 개인화물 등의 차량계약자들은 보험사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운수회사들의 경우 보험사별 가격 정보를 상대적으로 많고 단일계약 물량이 커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료 수준을 협상할 힘이 있지만 개인영업용 운전자들의 경우 정보도 어둡고 가격협상력도 없는 때문이다. 더욱이 개인영업용 차량들의 경우 오히려 인상요인이 많아 자칫 보험료부담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개인용=보험사들의 최대 격전장이다. 무엇보다 시장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시장의 약 63%를 개인용차량이 점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별 보험료편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마다 최대한 할인을 계획중이기 때문이다. 개인용 차량의 평균 보험료 45만2,000원에 6%할인을 적용할 경우 계약자들에게 돌아갈 보험료 인하 혜택은 평균 2만원을 약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마다 사고율이 적은 3,40대 계약자에 대해서는 상한만큼 할인할 계획이어서 보험사간 가격 차이는 많아야 1만원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개인용차량에 대한 범위요율 적용 시점을 오는 16일로 잡고 있다. ◇이런 경우 보험료가 오히려 늘어난다=부담이 늘 수도 있다. 사고율이 높아던 경우다. 차종별로 개인택시 등이 이에 속한다. 주의할 점은 연령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커진다는 것. 대부분의 회사들이 3,40대를 우대할 방침이다. 반대로 사고율이 높은 20대와 50대 이후 운전자들에게는 할증한다는 계획. 개인용 차량 운전자의 약 70%가 보험료 할인 혜택을 보는 반면 나머지 30%는 할증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보험사에 따라서는 20대로 세분하고 같은 30대라도 30대 전반과 후반을 분류하는 회사도 있다. 회사 선택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어떤 회사가 유리할까=10일경에나 윤곽이 나온다. 보험사마다 자기 회사의 보험료 수준을 극비로 삼고 있다. 다만 일부 중하위사들의 가격 인하 분위기는 주목할만 하다. 대형사들은 일단 관망하면서 미리 짜놓은 2~3가지 시나리오를 상황에 따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주 중에 드러날 보험료 수준은 약 3개월간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번 정한 가격체제를 바꾸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비가격 요소도 중요하다=보험료가 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비가격 요소, 즉 보상 및 부대서비스도 고려해야 된다는 것이다. 회사의 안전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범위요율제 도입으로 덤핑 경쟁이 심화하면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이 나빠지고 종국에는 회복불능으로 치닫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지금같은 경쟁양상이라면 내년 말 쯤이면 휘청거릴 회사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보험당국 관계자는 「보험사가 문을 닫을 경우 자동차보험 계약을 보호되는가」의 질문에 대해 「무리한 가격 경쟁과 계약자의 자의적 선택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보험료 절약 방법=친지나 자동차영업소, 설계사 등 주변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게 지금까지의 상례. 그러나 앞으로는 과거와 같이 무턱대고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다. 자가용 운전자의 경우 특히 그렇다. 업무용 차량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나 운수회사들은 회사간 가격 차이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고 분석할 능력이 있지만 개인은 상대적으로 정보에 어둡기 때문이다. 개인이 자신의 보험료를 정확히 산출하기도 쉽지 않은데 회사간 차이를 비교하기란 더욱 어렵다. 이럴 땐 대리점이나 중개인을 활용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같은 대리점이라도 독립대리점이 정보가 많다. 최근 영업을 시작한 보험중개회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규 가입자라면 계약을 연기하는게 방법. 범위요율 적용이 정식 시행된 후 가입하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범위요율 적용에 따라 보험료가 오르는 경우라면 하루빨리 가입하는게 유리하다.【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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