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변론재개 신청

횡령사건 키맨 김원홍 증인 출석 요구
재판부 신청서 검토 후 수용여부 결정

계열사 자금횡령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법원에 변론재개 신청서를 냈다. 사건의 '키맨'으로 등장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됨에 따라 그를 법정에 증인으로 세워 사실관계를 다시 따져보자는 것이다.

5일 서울고등법원에 따르면 최 회장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지평지성 측은 이날 법원에 변론재개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횡령 과정의 핵심 인물인 김씨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법정에 김씨를 출석시켜 추가 심리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재개 신청서를 검토한 뒤 재판을 다시 열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9일로 예정돼 있지만 김씨의 체포라는 큰 변수가 생긴 만큼 김씨를 법정에 불러 심문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실제로 최 회장 측이 김씨 체포 전 김씨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 역시 김씨에 대한 심문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김씨는 지난 2005년부터 최 회장 측에서 모두 6,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송금 받은 인물이다. 김씨의 존재는 항소심 때부터 부각되기 시작했다.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에서 "계열사 자금의 인출 통로가 된 펀드가 김씨의 종용에 의해 이뤄졌다"며 김씨를 사건의 핵심이라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최 회장은 "홀려서 사기를 당했다"며 김씨를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이민법 위반 혐의로 대만 경찰에게 체포됐고 검찰과 법무부는 현지 당국과 김씨 국내 송환 문제를 두고 긴밀히 협의 중이다. 김씨가 언제 국내로 송환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