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재정" 서비스업 획기적 돌파구 필요"

"수익·생산성 너무 낮아 고용창출 미약"… 선진화 의지 재차 시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비스업 선진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 의약 분야 개방 등을 놓고 6ㆍ2지방선거 이후 보건복지부의 강경기조에 숨죽이던 윤 장관이 다시 군불때기를 시작한 것이다. 윤 장관은 2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고려대 경제인회 초청 조찬세미나에서 "전반적으로 서비스업의 수익성과 생산성이 매우 낮아 고용 창출력이 미약하다"며 "고용창출 효과가 큰 교육ㆍ의료 등 서비스 분야에서 획기적인 돌파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단순히 선진국을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며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시야와 작은 이익에 매몰된 부분은 없는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개혁에 저항하는 쪽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비스업 선진화에 대한 각오를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을 빌려 "나는 천천히 걸어간다.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는다"고까지 말했다.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영리병원 도입과 관련, "지방 중소병원 폐업과 의료접근성 저하, 의료비 상승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바로 옆자리에 앉은 윤 장관의 말을 끊은 바 있다. "보완책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을 불허해야 한다"며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밀어붙였다. 윤 장관은 침묵을 지켰고 이후 주요20개국(G20) 토론토 정상회의 일정을 수행하느라 별달리 언급할 기회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남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밀어붙여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장관께서 스스로 잘 알고 계신다. 앞으로도 오늘과 같은 설득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G20 회의를 이끌어가고 있는 의장으로서의 고민도 윤 장관은 숨기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하고 이견을 조정하고 결론을 도출해내야 하는데 지식과 경험의 부족함을 절감했다"며 "외로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한편 윤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윤 장관은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져도 중소 하도급 업체와 영세 자영업 부문으로까지 쉽게 확산되지 않고 있고 기업 간에 공정하고 대등한 거래질서가 형성되지 않아 납품가격 등의 결정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 이런 부분에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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