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농촌마을에 한국을 심는다.` 우즈베키스탄 오지에서 한국인 부부가 농업지도자센터를 열어 우즈벡은 물론 3세계 구호단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동쪽으로 80㎞가량 떨어진 작은 농촌마을 쿠무쉬칸(Kumushkan)에서 농업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는 정송현씨(67) 부부.
지난 28일 정 씨는 2년에 걸친 준비 끝에 `쿠무쉬칸 농업개발센터`(Kumushkan Training Center) 개원식을 치렀다. 기아대책기구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원 아래 2개의 컴퓨터 교육실과 숙소, 강당, 식당 등으로 구성된 센터 2개동을 완공한 것이다.
우즈벡 대통령도 이를 기념해 올해를 `마을이 번창하는 해`로 지정해 개원식 의미를 더했고, 국립 타슈켄트농업대학 총장도 지원을 약속했다.
정 씨 부부가 3세계 낯선 땅으로 건너온 때는 지난 96년 11월로 국제구호단체인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의 권유가 계기. 퇴직 이후의 새로운 삶을 꿈꾸다 30년간 정든 교단을 뒤로한 채 의료봉사활동을 위해 우즈벡 쿠무쉬칸으로 향하는 한동대 선린병원 의료진들과 동행하게 된 것이다.
의료진들이 떠난 뒤 정착하기로 마음을 굳힌 정 씨는 농사를 지으며 현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누구도 자발적으로 일하려 하지 않는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발위원회를 구성한 뒤 독려, 지금은 소ㆍ양ㆍ염소ㆍ닭 등 가축과 사과ㆍ배ㆍ포도 등 과수원, 밀ㆍ옥수수ㆍ감자 작물농장 등 10만평이 넘는 어엿한 농장을 만들어냈다.
“이 곳을 거쳐간 젊은이들이 자신의 마을에서 지역개발에 앞장선다면 머지않아 또다른 우즈벡이 만들어지겠죠”라고 말하는 정 씨는 정작 21세기 우즈벡을 바꿔나갈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