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선물 도입은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채권시장의 가격안정은 물론 채권 보유자들에게 위험회피(헤지)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채권시장 등 우리 금융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금리에 대한 위험회피는 CD금리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CD의 경우 만기가 3개월, 6개월로 짧아 진정한 의미에서 위험회피는 불가능했다. 채권시장의 지표금리가 국고채 금리이고 국고채 물량이 확대일로인 만큼 국채선물의 도입이야말로 현물과 선물시장이 양립하는 온전한 선진 금융시장의 골격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국고채를 매입한 기관과 개인들의 헤지성 거래참여는 물론 채권 현물을 보유하지 않은 기관·개인들의 투기적 국채선물거래도 가능하게 됐다. 새로운 투자수단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국채선물의 상장 의의=국채선물의 가장 큰 경제적 기능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중장기 금리에 대한 위험관리 수단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채권전문딜러제도의 도입과 내년 7월 채권시가평가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중장기 금리에 대한위험회피수단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국채 선물은 이러한 시장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또한 국채선물은 시장의 적정금리를 발견해내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국채선물가격은 선물시장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이나 기업등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미래 일정시점의 금리수준 추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채선물가격을 통한 중장기 금리전망은 경제주체들의 정책입안 및 전략수립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단기금리상품인 CD금리선물과 연계해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고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로써 CD선물과 국채선물의 활성화를 통해 현물채권시장에 선순환이 이루어지며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이 동시에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용방식=국채선물의 대상상품은 한개의 국고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스켓(복수국채)으로 구성된다. 12월물의 경우 지난 3월3일과 17일, 4월8일, 5월6일(3년 내지 5년만기)에 발행된 4개 종목중 3~4개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최종결제 수익률은 이들 종목 수익률을 평균해서 산출되며 이에 근거해 최종가격이 결정된다. 유통수익률 8%를 기준으로 기준가격 100원이 형성된다. 따라서 국고채 현물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기준가격은 하락하게 되며 반대로 현물금리가 떨어지면 기준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선물상품은 가격변동의 폭이 클수록 이익과 손실규모도 큰 만큼 금리변동이 심할수록 기관과 개인들의 시장참여도 증가하게 된다.
금리가 상승(채권가격 하락)할 경우 국고채 보유자들은 현물채권값이 하락해 손실을 입게 되지만 국채선물거래를 이용해 선물을 매도하면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
◇거래구조=선물의 기본원리는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채권가격 하락) 선물을 매도하고 금리가 떨어질 것 같으면(채권가격 상승) 선물을 매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유현물에 대한 위험을 회피할 수 있으며 또한 투기거래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국채선물은 기준가격 표시단위가 100원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 A는 국고채 금리가 떨어져 최종가격이 101원으로 1원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 투자자 A는 250만원의 개시증거금을 내고 1계약을 매입한다. 국채선물의 경우 1틱(0.01)의 가치는 1만원(1억원 X 0.01 X 1/100)이므로 100원에서 101원으로 국채가격이 1원 상승한 것은 100틱이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수익은 100만원(100틱 X 1만원)이 된다. 투자자 A는 250만원의 개시증거금을 내고 최종가격이 1원 오를 경우(100틱 상승할 경우) 100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1억원의 현물채권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1억원이 필요하지만 선물채권 1억원을 거래하는 데는 개시증거금 250만원만 있으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채선물은 적은 비용으로 큰 기대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금리변동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경우 동일 금액의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국채선물에 투자할 때는 선물회사의 전문가 조언을 구하는 등 투자자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문제점=국고채 선물상품의 바스켓(복수채권) 종목이 3~4개 인데다 현물 국고채 발행물량도 부족해 특정기관에 의해 최종결제가격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스켓에 편입된 4종목의 유통수익률이 최종결제 수익률에 산술평균되는 만큼 특정기관이 1~2개 종목의 국고채를 과다 매입하거나 과다매도하는 경우 최종결제수익률이 현물금리와 큰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실제 개별종목의 국고채 발행물량은 1조~2조원으로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의도적으로 물량을 대거 확보해 개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특히 결제일이 임박하면 이러한 경향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정명기자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