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부산 ITU전권회의] ICT로 사회문제 푼다

■주요 이슈는
온라인 아동보호·양성평등·정보격차 해소 방안 모색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4 ITU 전권회의 개최 D-365 기념식'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기원하고 있다. /사진제공=미래창조과학부

2014 부산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는 평등·빈곤 등 사회문제에 대해 이전의 회의보다 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권회의는 특히 ITU 설립(1865년) 150년이 되는 시점에 열리는 만큼 UN(국제연합)의 '포스트 새천년개발목표'(MDG) 의제 설정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이번 전권회의에서 ICT 분야의 여러 주요 이슈와 함께 아동·여성·장애인·개발도상국 지원 등의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다. ITU가 UN의 정보통신 전문기구이기도 한 만큼 MDG에 이어 2016~2030년까지 적용할 제2세대 개발목표를 대비해 ICT의 역할을 적극 부각 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UN은 지난 2000년 절대빈곤 및 기아퇴치, 양성평등, 질병 퇴치 등 8대 개발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아동의 경우 불법콘텐츠 유통·사이버 폭력·음란물·온라인 게임 중독·온라인 사기·사이버에서의 인종차별 등 여러 위험에 노출돼 있어 이에 대한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전권회의에서도 이미 인터넷 폭력물·음란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ITU의 역할과 활동에 대한 결의가 채택된 바 있다. 이번 전권회의에서는 그 시행방법에 대해서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검열 등의 방법에 대해서는 일부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김태은 KISDI 국제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온라인 아동보호 문제도 개별국가가 아닌 국제적 수준의 정책 대응방안을 확립해야 한다"며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온라인 아동보호를 위한 국제기구·정부·산업·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활동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ICT를 통한 양성평등 확립도 이번 전권회의의 주요 이슈다. 지난 전권회의에서는 매년 4월 넷째 주 목요일을 '세계 ICT 분야 소녀의 날'로 제정한 것을 비롯해 ICT를 통해 전 세계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이와 연계해 양성평등 태스크포스(TF)의 설립과 각종 국제캠페인 전개 등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ITU에서의 여성에 대한 논의는 UN의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ITU의 양성평등과 여성 관련 활동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고, UN 체제와의 공조도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몸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ICT 접근 확대 또한 유력한 예상의제다. 이번 ITU에서도 각국은 노인성 장애 등으로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대외활동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도록 ICT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ITU의 활동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ICT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국가 간·지역 간 정보격차가 벌어지는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를 위해 ITU는 적극적으로 개발도상국 지원 활동을 펼치고, 전 인류가 ICT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브로드밴드 구축 지원 활동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연구위원은 "ITU는 앞으로 UN의 2015년 이후 개발목표 달성을 위해 ICT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번 전권회의를 통해 한국도 ITU와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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