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성공하려면 대학과 연구소에서 우수기술을 계속 개발해야 합니다. 백년대계로 산학협동을 해야지 당장 필요하다고 해서 준비없이 창업만 많이 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중소기업대학원, 창업보육센터등을 운영하며 산학협동을 적극 전개해온 어윤배(65) 숭실대학교 총장은 최근 2002년까지 2만개의 벤처기업을 만들려는 정부의 발상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魚총장은 정부가 준비정도를 따지지 않고 대학과 연구소등의 실험실창업을 독려하는데 대해 사상누각을 쌓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대학이 산학협동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최소 5년이상 산학협동의 경험을 쌓고 기술지도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와함께 경영학, 경제학, 회계학교수가 있어야 하고 자금소스인 컨소시엄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魚총장은 이런 준비없이 무조건 대학과 연구소에 벤처창업을 하라고 하는 것은 부실벤처를 양산하는 결과만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스탠포드대, 조지아공대등의 예를 들며 1년동안 접수된 창업아이템중 10%만이 사업화되며 다시 이중 10%만이 성공한다고 설명했다. 즉 1%만이 벤처기업으로 자리잡는다는 얘기다.
魚총장은 또 벤처기업이 성공하려면 기술과 자본, 그리고 투자회수시스템의 삼박자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아침에 우수기술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벤처에 자본을 투자했다 수시로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으면 자금을 확보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魚총장은 중소기업대학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지난 83년 국내 최초로 숭실대가 중소기업대학원을 설치하는데 산파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초대원장으로 중소기업대학원의 기틀을 다진 그는 중소기업발전을 위해 학술및 정책자문, 산학협동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97년 3월 총장에 오른 그는 숭실대를 벤처기업, 중소기업육성의 요람으로 특성화한다는 계획하에 창업보육센터,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유치했다. 올 6월께 2,500평규모의 벤처지원센터를 착공하고 내년 7,000평의 기술공학센터도 건립한다. 창업보육센터, 신기술보육센터에 20여개의 벤처기업들이 입주해있다.
70년대초부터 중소기업발전을 역설해온 魚총장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후 대기업중심의 경제체제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중소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대기업위주의 경제개발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이들에 기생하며 독자생존을 못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중소기업을 튼튼하게 해야 합니다. 벤처,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제 3의 길로 한국경제가 나가야 합니다』
/ 이규진 기자 KJ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