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경기가 회복 조짐이 엿보이고 있는데다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찾아가는 등 현시점에서 금리를 내릴 이유를 특별히 찾아보기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현재 기준금리는 2.0%.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5.25%의 금리를 지난 2월까지 2.0%로 끌어내린 뒤 3월달에는 동결했다.
이번달에도 금리동결이 점쳐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조금씩이나마 경기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각종 지표에서 드러난다. 2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6.8%, 서비스업은 1.2% 각각 증가하는 등 광공업 생산이 5개월 만에 급락세가 멈췄다. 특히 경기선행지수는 1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말 실시한 백화점 세일 기간에 발 디딜 틈 없이 고객이 몰리는 등 소비심리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금융시장도 안정세다. 지난달 2일 달러당 1,57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ㆍ달러 환율은 이달 3일 1,340원50전지 내려왔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일 992.69로 추락했다가 1,3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물가 입장에서 보면 3월 소비자물가가 3.9%로 전월 비 둔화됐지만 여타 주요 국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편이서 금리를 추가로 끌어내리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 바닥론이 한창이고 금융시장이 안정적이어서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를 내려도 실효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로 컨센서스가 모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실물경제 침체가 완화되고 신용스프레드가 줄어드는 등 금리인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당장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거나 금리를 더 내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