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회장들 한자리에...

지난해 12월7일 청와대 주재의 정·재계 간담회이후 단 한차례로 만나지 않았던 5대그룹 회장들이 지난 24일 모처럼 자리를 같이 했다.이에 따라 빅딜(대규모 사업교환)국면이후 깊게 패였던 5대그룹 회장들 사이의 갈등의 골이 이젠 서서히 좁혀지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12·7 정·재계간담회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회의 등 재계 공식모임에 단 한차례도 참석치않으며 무언의 시위를 했던 LG 구본무 회장이 이날 만찬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끌었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그동안 재계 공식회의에는 모두 불참했고 지난 3월말 김우중 전경련회장 취임기념식에 단 한차례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지난 24일 5대그룹 회장단 만찬은 2년여만에 외국출장을 다녀온 삼성 李회장을 환영하는 모임이었다는 게 전경련 관계자의 설명. 그러나 실제론 27일 청와대주재 정·재계 간담회를 앞두고 재계의 의견을 결집하고 나름대로 입을 맞추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도 무척 화기애애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출자전환, 세제지원 등 재계의 대정부 요구사항은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이 충분히 논의,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을 통해 일괄 건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5대그룹 회장들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이행, 빅딜 등 커다란 현안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과정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상세히 보고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5대그룹 회장이 자발적으로 모두 모인게 너무 오랫만이다』며 『빅딜 등 서로의 이해가 엇갈린 대목이 많아 서로 불편했겠지만 이제 구조조정의 가닥이 잡힌만큼 화해할 때가 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도 『5대그룹이 앞으로 빅딜을 마찰없이 매듭짓고 계열사매각 등 구조조정을 완결하기 위해선 상호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서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자주 만나는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5대 그룹은 반도체, 자동차 등 대부분의 빅딜에서 고용승계 등 예민한 문제를 당사자가 함께 풀어야 할 입장이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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