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형공사 발주에 적용해온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방식의 입찰을 폐지한다. 턴키 발주가 그동안 건설업계의 담합ㆍ비리의 원인이 됐다고 보고 이를 설계ㆍ시공 분리입찰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6일 300억원 이상 대형공사 등에 적용해온 턴키 발주를 원칙적으로 중단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형 건설공사 입찰 및 계약관행 4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는 턴키 발주중단을 포함해 ▦입찰심사 공정성 확보 ▦담합처벌 강화 ▦중소 건설업체 참여 등 네 가지 혁신방안이 담겨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든 건설공사에서 단 1%의 비리도 발붙이지 못하게 턴키 방식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시는 앞으로 설계ㆍ시공 분리입찰 방식을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및 SH공사 등에 지자체 최초로 적용할 방침이다.

불가피하게 턴키 발주로 시행하더라도 설계기준 점수(75~85점) 이상 업체 가운데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설계적합 최저가 방식'으로 제한 시행하겠다고 시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시는 그동안 발주부서와 입찰참가 업체 관계자만 참석해 비공개로 진행했던 설계평가회의에 시민 참관을 허용하는 한편 회의록, 심의평가 결과 및 평가사유서 등을 모두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불공정행위가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2년간 입찰참가 제한을 포함해 4년간 설계점수를 10점 감점 처리해 사실상 공사수주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1,000억원 이상 대형공사는 주공종에 3개 이상, 3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 일반공사는 주공종에 2개 이상의 중소건설사를 참여시키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대해 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정책실장은 "최저가 방식을 도입하면 오히려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되지 못하는 역선택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