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스톡옵션 열풍' 확산

급여인상·성과급보다 성취동기 유발에 효과적 >>관련기사 주식시장이 대세상승 기조에 들어섰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위 굴뚝기업들을 중심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의 스톡옵션 열풍은 벤처기업과 금융권 및 일부 대기업 위주에서 벗어나 중견그룹까지 확산되고 있는데다 삼성의 경우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급으로 한정됐던 지급 대상을 부장급으로 낮추는 등 수혜범위 역시 넓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스톡옵션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지난해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국내외 관계사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할 수 있는데다 기존의 급여 인상이나 성과급보다 성취동기를 유발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주총에서 해외법인 임원 140명과 신임임원 및 일부 부장급 직원 등 총 173명에게 98만8,000주를 배정할 예정이며 삼성SDI도 올해 해외법인 임원 등 27명의 임원에게 총 27만9,500주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 밖에 제일모직ㆍ삼성물산ㆍ삼성중공업 등 관계사들도 해외법인 소속 임원을 스톡옵션 지급 대상에 대거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들 회사는 이번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SK텔레콤ㆍSK㈜ 등 주요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시행하고 있는 SK그룹도 앞으로 이를 더욱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며 지난해 스톡옵션을 처음 도입한 포항제철도 올해 이를 확대할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스톡옵션제 도입을 위해 정관변경을 서두르는 곳도 늘고 있다. 동부그룹은 오는 3월 주총에서 동부제강ㆍ동부건설ㆍ한농화학ㆍ정밀화학 등 4개사를 중심으로 스톡옵션제를 도입, 상반기 중 CEO와 신규 전략사업을 수행하는 핵심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내년부터는 대상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도 임원들에 대한 성과 보상을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올해부터 스톡옵션제를 시행하기로 하고 3월 말 주총에서 상무급 이상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이밖에 현대종합상사도 올해 스톡옵션제를 도입할지 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효성도 28일 주총에서 스톡옵션 부여 근거를 확대하기 위해 정관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연봉이나 성과급을 무한정 키울 수 없는 현실에서 스톡옵션제가 우수 임직원들에 대한 제2의 보상수단이 되고 있다"며 "정부도 관계법 개정 등으로 이를 적극 뒷받침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스톡옵션제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호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