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동맹강화 초점… 아베 안보정책 지지발언 예상

■오바마 23일 日 방문
센카쿠 분쟁에 경고 메시지
TPP협상 돌파구 여나 주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 아시아 순방에서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재확인 및 동맹국들과의 결속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조차 동맹국들이 이를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비공식 만찬을 시작으로 24일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일을 통해 미일동맹 강화차원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무기수출 허용 등 아베 총리의 안보정책에 대한 일정 수준의 지지 의사를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보낼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에 센카쿠열도 등 영토분쟁 및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관련, 경고의 메시지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센카쿠 분쟁에 대해서는 직접 명시하지는 않고 "힘에 의한 현상변경은 안 된다"는 선에서 표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일본 등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의 돌파구가 열릴지도 관심거리다. 미국은 여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TPP의 신속 체결을 지원할 '패스트트랙' 법안의 적용이 어려워진 상태다. 일본은 쌀·소고기 등 핵심 농산물의 관세 철폐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동맹국들에 아시아 중시 전략을 재확인시킴으로써 동맹국을 안심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 지역이 시리아·이란 등 중동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중간선거 등 미 국내 문제보다 뒷전이라는 의심을 풀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과의 '신형대국관계'의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아시아 동맹국들은 미국의 안정된 힘을 원하면서도 미중 양국 간 긴장 고조는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으로서는 이번 순방이 한일 양국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사 및 일본 우경화 문제로) 대화가 끊긴 한일 양국에 대화 재개를 압박할 것"이라며 "미국에 중국과의 균형 유지와 대북정책 조율을 위해서도 이는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순방이 중국과의 긴장관계에 있는 일본 등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이 지난해 10월 셧다운(정부 폐쇄) 사태로 연기됐던 점을 상기하며 "재균형 기조에 맞는 확대된 외교적 존재감은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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