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ㆍ옵션시장에서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과 기관의 투자전략은 크게 엇갈린다.
보통 개인투자자들은 주가상승이 기대될 때 선물을 매수하고 행사 가능성이 낮은 외가격 콜옵션도 함께 매수한다. 선물과 옵션 양쪽에서 높은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다.
반면 기관 투자가들은 일반적으로 주가상승을 예상해 선물을 매수하지만 외가격 콜옵션을 매도한다. 이를 `커버드 콜` 전략이라 부르는데 주가가 예상과 달리 오르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콜옵션 매도로 손실을 어느 정도 헤지하자는 목적이다.
언뜻 사소해 보이는 이 같은 차이는 실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코스피200 선물ㆍ옵션시장에서 투자주체별 손익을 집계한 결과 개인들은 무려 1조614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856억원, 3,758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선물ㆍ옵션시장에서 대박을 기대하고 복권식 투자에 나선 개인들의 손실이 고스란히 전략으로 무장한 기관과 외국인의 이익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서동원 동양종금증권 상무는 “IMF 이후 코스닥시장의 비정상적 급성장과 거품붕괴, 수시로 불거지는 기업회계 및 투명성 문제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믿음이 무너진 개인들이 대박을 꿈꾸며 보다 높은 레버리지 효과를 지닌 선물ㆍ옵션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