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경제 새 뇌관 되나

공실률 가파른 상승세·대출 150조 1년내 만기
한은 "금융사 부실로 전이 가능성" 공개 경고


주택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상가와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사무실 공실률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데다 1년 안에 상업용 부동산 전체 대출금의 4분의3에 이르는 150조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나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한파가 금융회사의 부실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듯 29일 내놓은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상업용 부동산 부문을 특정하며 "2010년 중 오피스빌딩 등의 신규 공급이 늘어나 사무실의 공실률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대출만기 단기화 등을 지적했다. 한국부동산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지난 2008년 3.1%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수요부진과 2007년 대규모 공급의 부작용이 겹치며 지난해 7.5%로 수직 상승했다. 1년 사이 무려 두 배나 급등한 것. 홍순만 신영에셋 이사는 "연면적 1만㎡ 이하 소형 오피스에서는 공실률이 20% 가까이 되는 빌딩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실률이 올라가면서 경매시장에도 감정가 대비 반토막 난 상가 매물도 등장했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사무실의 전세 가격 상승률(전기 대비)은 지난해 상반기 2.1%에서 하반기에는 1.1%로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공실률이 올라가면서 당장 금융회사의 건전성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는 204조4,000억원으로 전체 원화 대출금의 22.3%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1년 이내에 만기 도래하는 대출 비중이 무려 72.2%에 달해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19.4%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연체율도 1.0%로 전체 원화 대출금 평균 연체율 0.7%보다 높고 주택담보대출(0.4%)의 2.5배가량에 이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담보인정비율(LTV)이 낮게 설정돼 건전성 측면에서는 아직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공실률이 올라가면 연체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고 이 경우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경기호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오히려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져 그 파고가 상업용 부동산에까지 미칠 경우 2금융권을 중심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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