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조치 영향으로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의 경우 주택 거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가격도 하락하고 있고,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면서 신규 주택 가격도 눈에 띄게 떨어지는 추세다. 13일 중국 현지언론인 환구시보에 따르면 지난 5월중 베이징의 기존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64.8% 급락한 것을 비롯해 상하이ㆍ광저우 등 주요 대도시에서 주택거래가 크게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가격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베이징시 통계국이 시내 주요 15개 부동산중개업체를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기존 주택 거래량이 3,028채로 전년동기대비 64.8%, 전월 대비로는 70.7%나 감소했다. 지난 5월중 주택 가격도 평방미터당 1만2,661위안으로 전월 대비 16.9% 하락했다. 부동산 컨설팅사인 센탈린차이나프라퍼티 리서치에 따르면 상하이와 광저우 등도 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으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가운데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5월중 기존 주택 가격은 각각 2.5%, 1.5%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주택 가격 하락은 신규 분양 주택의 가격 하락세를 촉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활황과 집값 급등으로 떼돈을 번 부동산개발업체들은 미분양 물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자 분양가를 속속 인하하며 밀어내기 판매에 들어갔다. 정부가 지난 4월 중순 3주택 구입자 은행대출 금지 등 강력한 부동산 경기억제책을 내놓으면서 신규 주택판매시장은 크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 부동산 경기 활황에 힘입어 돈을 두둑하게 쌓아놓았던 개발업체들도 현금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부동산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베이징, 상하이, 충칭, 선전, 광저우, 항저우 등 6대 도시의 미분양주택은 26만1,081채에 달했다. 이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들 도시의 미분양 주택이 28만~30만채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충칭과 베이징의 미분양 주택은 각각 9만2,492채, 8만8,998채로 6대 도시 전체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가 베이징과 쑤저우, 광저우 등 도시로 제한되던 주택가격 할인 조치를 이달부터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을 비롯해 신규 주택 가격 인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이들 부동산 개발업체는 하반기부터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미리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