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슈퍼 긴축발작(taper tantrum)'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또 투자가들은 자산가격 급락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고 비수익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치를 시사했을 때 신흥국은 금융위기 직전까지 몰리며 '긴축 발작' 사태를 겪었는데 기준금리 인상의 충격은 이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경고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세 비날 IMF 통화ㆍ자본 부문 이사는 이날 회견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가까워지면 슈퍼 긴축발작과 국채 금리급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IMF는 이번주 말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IMFㆍ세계은행 봄철 연차총회를 앞두고 반기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슈퍼 긴축발작은 전 세계적인 동시에 사전에 예측하기 힘든 비은행 부문 등 '미지의 영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가령 독일ㆍ스웨덴 등 유럽 생명보험사들이 초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지속 불가능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데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 거꾸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올해 연준이 거의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미 국채 금리가 순식간에 1%포인트 급등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글로벌 시장, 특히 신흥국에 부정적인 충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이후 주요 신흥국 기업들의 달러 부채가 경제 성장률보다 빠른 속도로 늘었는데 연준 금리인상 때는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IMF는 지난해 10월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미 국채 가격이 급등하고 증시는 폭락했던 '순간 폭락(flash crash)' 사례까지 거론하며 "금융시장이 갑작스러운 유동성 증발과 변동성 확대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날 이사는 "지금의 대출비용 하락, 자산가격 상승 등에 만족해하지 말고 신용대출 채널을 만들고 비수익 대출은 단호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