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13고스트

봉인된 영혼들의 섬뜩한 공포물공포영화 '13 고스트'는 1960년에 만들어진 윌리엄 캐슬 감독의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것. '매트릭스'의 흥행 신화를 창조한 제작자 조엘 실버가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과 '어비스'의 특수효과 담당 스티브 백에게 메가폰을 맡겨 현란한 화면을 만들어냈다. 아서(토니 셸후브)는 괴짜 삼촌 사이러스(F. 머레이 에이브러햄)로부터 유리로 치장된 대저택을 물려받는다.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상속이지만 화재로 아내와 재산을 잃은 처지라 생광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곳은 천추의 한을 잊지 못해 이승을 떠돌다가 사이러스에게 붙잡힌 12명의 영혼이 숨을 거둘 당시의 참혹한 모습으로 갇힌 공간. 유산을 탐낸 변호사가숨겨진 돈가방을 찾아내 집어들자마자 제어장치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제어장치의 운동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유리 칸막이가 움직여 끝없는 미로를 만들어내고 분노한 영혼들은 하나씩 봉인이 풀려 아서 일행의 목숨을 노린다. 악마의눈을 열기 위해 필요한 13번째 영혼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특수안경을 쓰면 실체를 드러내는 유령들의 무시무시한 모습들이 섬뜩한 공포를자아낸다. 온몸에 못이 박힌 해머, 머리가 잘린 토르소, 몸의 반쪽이 타들어간 여인등. 그러나 특수효과의 위력을 너무 과신한 탓인지 줄거리가 다소 밋밋하고 결말도상투적이다. '13 고스트'는 조지 펄 감독의 동명영화를 40여년 만에 리메이크한 '타임머신'과 똑같은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기술적 제약으로 전편이 만들어내지 못했던장면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는 점이 미덕이라면, 탄탄한 줄거리 없이 스펙터클한 화면만으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공통의 교훈이다.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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