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정치권 움직임

한나라·우리 조심스런 환영
양당 평가단·특위서 피해 보완대책 마련키로
민노당등 반대…범여권도 적극 찬성엔 눈치

“원칙적으로 FTA 협상 타결에 찬성한다.”(전재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국민들이 우려했던 심각한 수준은 넘긴 것 같다.”(김진표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소식을 접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조심스러운 환영과 안도의 반응을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협상 타결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협상결과에 대해 이같이 총론적인 긍정의 입장을 전했다. 세부적인 협상 내용은 추후 살펴봐야 하지만 일단 농업ㆍ자동차ㆍ섬유 등 쟁점 분야에서 최소한의 마지노선은 지켰다는 분위기다. 특히 김 의장은 “이번 협상을 통해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분야에서는 즉각적인 관세 철폐 효과를 얻은 반면 (쟁점 수입품목인) 쇠고기 등의 농산품목 관세 철폐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도록 했기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의 윤건영 한미 FTA 특별위원장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자동차 분야 등에서는 (우리 정부가) 대체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역구제 분야에서 반덤핑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한미 양국이 무역구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한 만큼 이 문제 역시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회 비준 찬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협상 세부안이 아직 전달되지 않은데다 양당 모두 농촌 출신 및 개혁성향 의원과 일부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국회 비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경우 김근태ㆍ정동영 전 의장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정치적 부담감이 더욱 크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도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한 듯 FTA 비준 찬성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은 알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 의장은 이어 “국회 비준을 위해 몇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단서를 단 뒤 “피해 분야를 보완할 수 있는지 점검해 비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다른 당들의 부정적 기류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다. 민주당ㆍ민주노동당ㆍ국민중심당 모두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일단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범여권인 통합신당모임도 적극적 찬성을 표시하기는 어려워하는 눈치다. 따라서 반(反)FTA 기류를 설득해 국회 비준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합리적인 FTA 피해 보완대책을 내놓는 것이 관건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김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미 FTA 평가단’을 구성했다. 평가단은 앞으로 한달반 동안 협상안에 대한 손익 분석을 거친 뒤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평가단 일원인 신학용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미 FTA는 선진국 진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며 “다만 농업 부문 등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보완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당의 FTA특위를 중심으로 대응책 착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 위원장은 “특위에서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피해산업에 대한 소득보장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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