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구조조정의 핵심기관으로 떠오른 성업공사가 부실 금융기관에 수백억원의 예금을 넣어두었다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성업공사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이나 담보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재정경제부 산하 기관. 최근에는 해외 로드쇼 등을 통해 16조원에 이르는 부실채권 매각을 추진하는 등 성가를 올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성업공사는 대한종금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예치해 놓고 있었으나 지난 9일 대한종금이 전격 영업정지 됨에 따라 이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금융기관의 부실을 처리해주는 성업공사가 정작 제 자산관리에는 소홀했던 셈. 이 때문에 성업공사는 당장 입을 이자 손실은 물론,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 원리금을 지급할 때까지 수개월간 자금 운용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성업공사 관계자는 『수시 입출금식 예금으로 예치해 뒀기 때문에 약 10억원의 이자손실만 부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업공사의 자금은 사실상 국민 돈이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키우려다보니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높은 이자율을 제시한 대한종금에 돈을 넣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최근 대한종금의 부실화가 급속히 진전됐는데도 국내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지원기관을 자처하는 공공기관이 이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상복 기자 SBHAN@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