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 영웅전] 최근의 유행정석

제1보(1~12)



제1국을 불계로 이긴 홍성지는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 벌어진 제2국에서 불계패를 당한다. 3번기는 단판승부로 압축되었다. 사실은 제2국도 홍성지가 서반부터 형세를 주도했다. 이세돌은 계속해서 질질 끌려 다니기만 했다. 이세돌은 패배를 각오하고 있었고 홍성지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승컵과 2천5백만원의 상금이 눈앞에 어른거리자 홍성지가 그만 흥분해버렸다. 지키면 끝나는 장면에서 공격에 나섰다가 다소의 실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하지만 여전히 홍성지가 이기는 바둑이었다. 다부지게 한 수 지키기만 하면 미세하지만 그의 승리였다. 그런데 좀 큼직하게 지키려다가 이세돌의 게릴라 투입을 허용했고 결국 역전패를 당하고 만다. 제3국은 제2국이 치러진 바로 다음날 홍익동 한국기원 1층에 있는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다시 돌을 가리어 이세돌의 백번이 결정되었다. 홍성지의 흑9는 흑번일 경우에 그가 애용하는 고압적 설계인데 최근 청소년 기사들이 앞을 다투어 쓰는 유행형이다. "세돌이형의 밥, 박정상입니다. 오늘 해설을 맡게 되었습니다."(박정상) 사이버오로 생중계실 해설을 맡은 박정상9단의 첫 인사말이다. 후지쯔배까지 차지한 경력의 박정상이지만 유독 이세돌에게는 맥을 못 춘다. 상대전적이 1승10패니 자기 말대로 '세돌이형의 밥'인 셈인데 후배인 홍성지가 이세돌에게 곧잘 이기는 것을 보고 좀 겸연쩍은 낯빛이었다. "한때 조훈현 국수님이 즐겨 쓰던 포석은 이게 아니고…."(박정상) 참고도1이 조훈현애용형이었다. 흑11이면 백은 3으로 벌려 흑6까지 진행되는 것이 가장 흔히 쓰이는 정석이다. 제4기 물가정보배 결승제3국
○ 이세돌 9단
● 홍성지 6단
(2008년 7월27일 한국기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