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외산 모바일 게임을 잇따라 선보인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게임이 대거 출시되면 국산 모바일 게임과의 생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에 외산 게임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하기 서비스가 카카오톡의 최대 수익원으로 자리잡으면서 서비스 저변을 확대하려는 카카오와 글로벌 모바일 게임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카카오톡은 우선 이달 말 미국 EA모바일을 통해 '비주얼드 블리츠'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지난 1990년대 피처폰(일반휴대폰)을 통해 선보인 모바일 퍼즐게임으로, 앞서 카카오톡을 통해 선보인 '애니팡'의 원조로 불린다. 해외에서는 페이스북 게임에 출시되면서 새롭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에는 인기가수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에 등장해 화제를 모은 '캔드 크러시 사가'도 선보일 예정이다. 퍼즐을 맞추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채택한 이 게임은 페이스북은 물론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인기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월 매출이 500억원에 달해 모바일 게임 열풍의 대표주자인 '앵그리 버드'를 이을 기대작으로 꼽힌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외산 게임이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은 일찌감치 예상돼왔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 마련된 카카오 부스에는 국내 모바일 게임 관계자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 관계자들이 방문해 큰 관심을 나타냈고 올해 4월 카카오가 개최한 게임 개발자 행사에도 해외 모바일 게임업체 임원이 잇따라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카카오가 외산 모바일 게임으로 영토를 넓히는 것은 게임 서비스를 통한 매출이 카카오톡 성장을 이끄는 캐시카우(수익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에만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730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458억2,800원이라는 점에 비춰 보면 두 배 가까운 실적을 거뒀다. 게임하기 서비스의 성공으로 올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 시대를 무난하게 열어젖힐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톡의 최대 화두인 해외시장 진출에도 모바일 게임 서비스는 필수적이다. 최근 누적 가입자 2억명을 돌파한 NHN '라인'과의 격차를 줄이려면 경쟁력 있는 게임을 도입해 조기에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는 이달 초 누적 가입자 1억명을 넘어섰지만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건수는 3억건에 달한다. 반면 라인 게임을 통한 다운로드는 1억5,000만건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카카오톡 게임의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카카오톡을 두드리는 외산 모바일 게임이 늘어날수록 상대적으로 국산 모바일 게임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범 카카오 공동대표는 "아무리 게임을 잘 만들어도 카카오톡에서는 초기 이용자를 어느 정도 확보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카카오톡에 게임 출시를 원하는 게임업체들이 많아 해외 게임사에도 문호를 적극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