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과성적(내신)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자율형사립고(자율고)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내신 성적이 나쁘면 자율고에 응시조차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말 공모 절차를 완료한 서울시교육청을 시작으로 각 시도교육청과 자율고 지정학교 수ㆍ학생선발 방식 등을 확정하기 위한 사전 협의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서울의 경우 중학교 내신 성적이 일정수준 이상인 학생 중 추첨으로 선발하되 내신 성적 기준은 50~100% 범위에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무런 응시 자격 제한을 두지 않고 추첨에만 의존해 학생들을 뽑을 경우 학생선발권이 크게 침해돼 굳이 자율고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는 사학들의 반발과 자칫 지난해 국제중 학생선발과 같이 ‘로또식 전형’이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형식상 내신 성적 기준을 100%로 할 수도 있어 이 경우 모든 학생이 지원할 수 있으나 일정 수준 이상의 우수 학생을 선발하려는 학교들이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해 각 지역 교육청은 상위 50% 범위 내로 응시 자격을 제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된 경기도는 자율고 공모를 하면서 별도 절차 없이 추첨만으로 선발하는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채택했지만 비평준화 지역이 많아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응시 자격을 제한하는 학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준화지역은 선지원 후추첨 방식과 중학교 교과성적ㆍ면접점수를 반영한 추첨 방식 중에서 교육감이 정하도록 돼 있지만 비평준화지역은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선발 방식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비수도권의 경우 교과성적과 면접점수를 반영해 추첨하되 교과성적 기준은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수도권이나 비수도권 모두 지필고사는 금지된다.
교과부는 이달 말까지 서울시교육청과의 사전협의 절차를 끝내고, 7월 말까지 전국적으로 총 30곳의 자율형 사립고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 마감한 서울시교육청의 공모 결과 33곳의 학교가 자율고 전환을 신청했으며 이달 초 공모가 끝난 광주와 부산은 각각 2개의 학교가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