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산책/11월 6일] 제7의 영양소, 파이토케미컬

서구문화와 함께 물밀듯 밀려 들어온 서구음식의 영향으로 비만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이 문제가 되면서 잘 먹고 잘 사는 데 대한 관심이 '웰빙'과 '로하스'라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요즘에는 새롭게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 각광 받고 있다. 파이토케미컬은 채소나 과일에 함유된 성분으로 식물이라는 의미를 가진 접두사 파이토(phyto)에 화학적 물질을 뜻하는 케미컬(chemical)이 합성된 것으로 식물화합물을 말한다. 노화 막고 암 예방에 도움 파이토케미컬은 아직 필수 영양소로 규정돼 있지 않지만 몸에 해로운 활성소를 제거하고 세포손상을 막아 각종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제7의 영양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식물이 성장하고 열매를 맺는 과정에서 채소나 과일은 따가운 햇볕에 노출되는데 장시간 햇빛을 견디면서 각기 다른 소량의 파이토케미컬을 만들어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파이토케미컬의 효능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건강과 에너지의 상징인 '레드푸드'다. 과일의 빨간색 파이토케미컬은 우리 몸 안에서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청소부로 불린다. 토마토ㆍ사과ㆍ수박ㆍ딸기ㆍ자두 등에 존재하는 라이코펜ㆍ안토시아닌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한다. 그래서 암을 예방하기도 하지만 노화를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는 약이 되고 힘이 되는 '옐로푸드'다. 대표적 과일인 오렌지나 밀감에는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플라보노이드 또한 유해산소의 활동을 차단하는 뛰어난 항산화 물질이며 이 중 헤스페레틴이라 불리는 영양소는 귤이나 레몬ㆍ라임 등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에 많다. 혈액건강에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는 반면 나쁜 콜레스테롤은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셋째는 자연의 선물 '그린푸드'다. 그린푸드는 날것 그대로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볶음이나 절임 등 다양한 요리법으로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녹색채소인 브로컬리나 키위ㆍ청포도ㆍ아보카도 등에는 루테인ㆍ젝사틴ㆍ인돌 등의 성분이 있다. 인돌은 신장과 간장의 기능을 촉진하고 수은ㆍ환경호르몬과 같은 공해물질을 해독하며, 특히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키위에는 비타민ㆍ미네랄과 함께 파이토케미컬도 풍부하다. 넷째는 인체의 저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화이트푸드'다. 바나나ㆍ마늘ㆍ백도ㆍ양파ㆍ버섯ㆍ생강 등 백색 식품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파이토케미컬이 함유돼 있다. 갱년기 증세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하얀색 색소에는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안토크산틴이라는 색소가 담겨 있다. 그 중 하나인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중년여성의 폐경기 초기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다섯째, '퍼플과 블랙푸드'다. 퍼플푸드는 블랙푸드에 속해 있으며 색 자체로 식감을 자극하진 않지만 건강에 좋고 노화지연을 돕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블랙푸드 신드롬'이 일어나기도 했다. 블루베리ㆍ포도ㆍ가지ㆍ검은콩ㆍ우엉 등 보라색이나 검은색 과채류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은 눈ㆍ두뇌 건강에 필요한 성분이다. 시력을 회복시키거나 고혈압ㆍ동맥경화ㆍ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 신토불이 농산물이 금상첨화 질병치료에 사용하는 약물과 평소 섭취하는 음식물의 근원이 동일하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도 여기서 유래했다. 따라서 음식도 약인 것처럼 파이토케미컬을 충분히 섭취하면 병의 원인물질에 대한 저항력이 커지고 세균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이 강해져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이 생긴다고 한다. 알록달록한 색깔로 눈도 즐겁게 하고 영양도 챙길 수 있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우리 농산물로 상을 차리면 건강도 챙기고 감성도 회복할 수 있어 금상첨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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