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 최다 관객 '의형제' 수익 1위

상반기 한국영화 결산
손익분기점 넘긴 작품 7편 모두 대형 배급사 투자받아
칸영화제 진출작 흥행 희비 '하녀' 수익 '시' 적자 기록

전우치

의형제


관객은 '전우치'가 모으고 돈은 '의형제'가 벌었다. 올 상반기에 개봉한 한국영화 24편을 결산한 결과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였고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작품은 장 훈 감독의'의형제'로 나타났다. 전우치는 상반기에 관객 600만명을 모아 극장 입장료 수입으로 440억원을 벌었다. 하지만 입장료 수입을 극장과 나누는 부율정산과 각종 세금 등을 제하고 나면 입장료 8,000원 중 제작사와 투자사에게 돌아가는 돈은 3,000원 남짓이다. 여기서 영화 총 제작비 150억원을 빼면 전우치가 거둔 수익은 약 33억원이 된다. 의형제는 관객이 546만명 들어 전우치보다 극장 입장료 수입은 다소 적지만(401억원) 총 제작비는 64억원에 불과해 100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장훈 감독은 전작 '영화는 영화다'가 6억원의 저예산으로 130만명의 관객을 모은데 이어 또 다시 알짜 수익을 낸 데 힘입어 쇼박스는 장 감독과 곧바로 차기작 '고지전'의 계약했다. ◇대기업 영화만 살아남았다= 전우치와 의형제를 포함해 상반기에 손익분기점을 넘긴 한국 영화는 총 7편이며 모두 대형 투자 배급사의 투자를 받았다. CJ엔터테인먼트가 상반기에 투자ㆍ배급한 한국영화는 '하모니', '전우치', '방자전', '평행이론' 등 4편이며 이 가운데 평행이론을 제외한 3편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평행이론은 CJ가 투자ㆍ제작까지 맡은 작품으로 영화계에선 CJ가 '보는 눈'은 있어도 '만드는 능력'은 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쇼박스는 상대적으로 타율이 좋았다. 쇼박스가 상반기에 투자ㆍ배급한 한국 영화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의형제', '맨발의 꿈' 등 세 작품이었다. 아직 상영중인 '맨발의 꿈'의 결과를 제외하면 '아빠가…'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의형제'의 대성공으로 실패를 만회했다. 그동안 영화계에서 소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던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올 상반기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별 재미는 보지 못했다. 상반기 6편의 한국영화를 투자ㆍ배급한 롯데는 아직 상영중인 영화 '포화속으로'의 흥행성적을 제외하고'육혈포 강도단'과 '내 깡패 같은 애인' 두 편만 손익분기점을 넘겨 체면을 살렸다. ◇칸 효과는 '하녀'에게만=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중에서 '하녀'는 '칸' 덕을 톡톡히 봤지만 '시'는 그렇지 못했다. 하녀는 228만명의 관객을 모아 16억원의 수익을 낸 반면 '시'는 20만 관객에 그쳐 23억원의 적자를 봤다. '하녀'는 싸이더스 FNH가 상반기에 배급한 작품 네 편 중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들이 모두 대기업 투자 작품이라는 사실은 갈수록 좁아지는 영화 투자처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는 게 영화계의 분석이다. 대기업 영화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상영관을 잡기가 더 수월하고 대대적인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지만 흥행에 부진한'시'가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는 사례다. 대기업의 영화계 투자는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지난해 위축된 투자 분위기가 올해 선별적인 투자로 나타났다"며 "선택과 집중 전략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와 양분한 박스오피스=상반기 국내 박스오피스 10위 안에는 외화 5편과 한국영화 5편이 나란히 올랐다. 외화로는 상반기 최다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1,335만)를 비롯해 '타이탄'(266만), '드래곤 길들이기'(253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15만)등 4편이 3D 영화로 3D바람이 거셌다. 해외 3D 영화의 공세에 맞서 전우치, 의형제, 하모니(304만), 방자전(261만), 하녀 등이 10위 안에 꿋꿋이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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