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자매결연 체결 25주년을 맞아 경기도를 방문한 쿠로이와 유우지 일본 가나가와현 지사와 교류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남경필 지사와 쿠로이와 유우지 지사는 24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지난 25년간 이어온 경제·문화·체육 부문의 협력을 바탕으로 고령화 문제와 공무원 교류연수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기도는 1990년 가나가와현과 자매결연을 체결한 후 25년 동안 교류협력 관계를 이어 오고 있다.
남 지사는 일본 내 혐한정서(헤이트스피치)에 대한 쿠로이와 지사의 적극적인 대처를 높이 평가했다.
남 지사는 “올해 초 일본 지자체 최초로 가나가와현이 헤이트스피치 규제를 위한 대책 마련을 일본정부에 건의한 점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쿠로이와 지사님의 행동이 한·일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쿠로이와 지사는 “헤이트스피치는 같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러운 행동이다. 그런 부분에 관심 두고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한 후 “경기도와 가나가와현 자매결연 25주년을 맞아 경제, 관광 등 많은 분야의 교류를 더 돈독하게 하려고 경기도를 찾았다”고 답했다.
쿠로이와 지사는 “1970년대 85세 이상의 인구가 거의 없었던 가나가와현은 오는 2050년이 되면 대다수 인구가 80세를 넘기는 고령화 사회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지금 시스템을 유지하면 사회가 붕괴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초고령사회 극복 모델을 발굴 중인데 경기도와 함께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 쿠로이와 지사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가나가와현의 목표는 미병(未病 병이 되진 않았지만 되고 있는 상태)을 잘 관리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라며 “스마트 앱을 통해 사람의 음성만으로도 심리상태와 스트레스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 등 첨단기술을 미병 치료에 접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업이 가나가와 현에만 230여개가 있다”고 현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남 지사는 이 같은 쿠로이와 지사의 제안에 큰 공감을 표시하며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 지사는 “한국에도 일본의 미병프로젝트와 비슷한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이란 개념이 있다”고 소개한 후 “미병·9988이란 이름의 프로젝트를 함께하면 좋겠다. 경기도가 오히려 일본에 배울 게 많은 것 같다”고 즉석에서 역제안하기도 했다.
쿠로이와 지사는 이에 오는 10월 22일부터 미국 관계자들과 함께 일본에서 미병 서밋(summit)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남 지사를 초청했고, 남 지사 역시 참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밖에 양 기관은 2~3년 사이로 운영 중인 두 지역 간 공무원 교류를 매년 시행하는데도 협력하기로 했다.
한·일 유대관계 강화를 위한 의견도 오갔다.
쿠로이와 지사는 “한국에 와서 보니 일본과 연결된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국가 간 관계는 부침(浮沈)이 있지만 지자체 간 관계는 지속적으로 이어왔다”면서 “양국 간 공통점을 고리로 지자체 간 관계가 이어진다면 한·일간의 문제도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 지사는 “서대문 형무소에서 무릎 꿇고 사과한 하토야마 전 총리나 헤이트스피치에 대해 반대하는 쿠로이와 지사님 같은 분들이 일본의 참모습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근현대사의 아픔이 있지만 일본 코마(高麗)마을에는 아직도 62대 고구려 촌장이 고구려 문화와 의식주를 유지하고 살고 있다고 들었다. 1,300년 간 쌓아온 한·일간의 우정이 역사 속에 있다. 이를 잘 이어나가 한·일 유대관계를 강화하도록 하자”고 답했다.
가나가와현은 일본 관동지방 남서부에 있는 현으로 요코하마를 현청으로 두고 있다. 인구는 900만명, 상공업이 발달했다.
경기도와는 지난 1990년 4월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공무원 교류, 청소년 친선축구대회, 문화교류, 투자유치 및 정책개발을 위한 실무협의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