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삶·죽음 사이의 언어"

최용대 브라운갤러리서 5월 31까지 개인전

최용대

최용대 작가의 '숲'

"그림 그리기란 삶이라는 실존과 죽음이라는 삶의 부재 사이를 이어주는 이음줄과 같습니다. 그래서 내 모든 그림은 '삶과 죽음 사이의 언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업 30년을 맞은 서양화가 최용대(사진)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같이 정의했다. 그의 열네 번째 개인전이 22일 개막행사와 함께 서울시 논현로 브라운갤러리에서 '숲'이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최 작가는 지난 1992년 첫 개인전 이래로 자연과 인간에 관련된 주제들을 일관성 있게 탐구해왔다. 이후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 그는 2000년 이후 '숲'이라는 연작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숲이 갖는 의미에 대해 작가는 "삶과 죽음 사이의 언어라는 화두에서 출발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해온 것이 '숲'에 대한 다양한 해석으로 표현됐다"고 설명한다.

작품은 화려한 색채 대신 흑과 백의 화면으로 절제미를 이루며 단순함 속에서 시적인 내면의 언어들을 끄집어낸다. 특히 최근 작들은 하단부를 '여백 아닌 여백'으로 구성해 의미 있는 공허함을 보여준다. 하얀 물감으로 채웠음에도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역설의 공간에는 만(滿)과 공(空)이 교차하고 있다. "존재와 부재가 맞붙은 채 대립요소를 이을 뿐만 아니라 단절된 이미지와 언어들을 복원시킴으로써 작가와 관객 간 대화의 창이 된다"는 것이 최 작가의 설명이다. 전시는 오는 5월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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