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銀 "아·태 금융전문가 모셔라"

영업 확장 경쟁 따라 고위 경영진들 몸값 '천정부지'

미국과 유럽의 주요 은행들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유능한 금융전문가들을 영입하기 위해 돈 보따리를 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선 연봉 1,000만달러짜리 금융인도 드물지 않게 나오고 있을 정도다. 파이낸셜 타임즈(FT)는 29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ㆍ태 지역에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은행들이 영업을 확장하거나 재개하기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금융인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으며 일부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시트그룹, 뱅크오브어메리카(BoA), 메릴린치, UBS 등도 이 지역에서 조직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FT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틈새시장(니치마켓)에서 고위 경영진에게 수백만 달러를 주는 것은 상식처럼 되고 있다고 전했다. 헤드헌팅업체인 필립 클레이톤 아시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아시아지역에서 최고 수준의 금융인에 대한 보상은 거의 2007년 수준에 도달했고 일부는 이미 이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상당수 경우 영입 첫해에 대폭 급여를 올려주고, 2년차의 보너스를 미리 약정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Boa와 시티은행은 최근 경영진급에 대한 채용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스텐다드 차터드, 바클레이, 도이치뱅크, 노무라 등 비교적 금융위기의 영향을 덜 받았던 은행들도 영입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상태다. 은행들은 "중국이나 오스트렐리아 등 성장전망이 매우 밝은 시장에서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급여를 주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1,000만 달러 정도의 급여를 주는 것도 드물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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