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SLS그룹 이국철(50) 회장이 법정에서 음모설을 제기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 회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다”면서도 “신재민 전 차관, 이상득 의원, 박배수 보좌관, 문환철 대표와 관련된 사건은 내 의사와 무관하게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보면 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 측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가운데 횡령과 배임 혐의를 부인했다. 신 전 차관에 뇌물을 공여했다는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 회장의 변호인은 “이 회장은 불법 영득의사가 없었다”고 말한 뒤 “자신의 재물에 대해서는 횡령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이날 이 회장은 자신이 직접 작성한 진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 측에 “비망록 등 추가로 낼 (증거)자료가 있으면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씨는 2008~2009년 신 전 차관에게 SLS그룹 법인카드 2장을 줘 1억300여만원의 뇌물을 건네고, 선주에게서 받은 선박건조 선수금 1,1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 회장의 공판을 매일 열리는 집중심리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결심 공판은 4월 30일로 예정돼있어 판결선고는 5월 중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장으로부터 검찰 수사 및 SLS 조선 워크아웃 관련 청탁과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문환철(43) 대영로직스 대표는 금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문 대표는 ‘포괄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고리로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전 보좌관인 박배수(47. 구속)씨를 언급한 뒤 이 회장의 돈을 받았고 그 중 박 전 보좌관에게 6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