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빠르게 기저귀 클릭…'맘' 편해진다

■ 육아용품 메카로 뜨는 소셜커머스
쿠팡, 육아용품 거래액 3배 껑충… 티몬·위메프서도 가파르게 성장
물티슈·세제 등 히트상품으로
제품 품질 검증돼 선택 고민 적고 모바일 통해 간편하게 구입 가능
"늦어도 다음날" 빠른 배송도 호평


# 지난해 아이를 출산한 주부 김미선(31)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소셜커머스 전도사'로 불린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이나 오픈마켓에서 매번 발품을 팔아 가장 저렴한 기저귀나 물티슈를 고르는 게 일이었지만 소셜커머스를 이용한 뒤로는 쇼핑에 드는 시간이 확 줄었다. 최근에는 제품 수도 한층 늘어나 쇼핑하는 재미까지 쏠쏠해졌다. 김씨는 "기존 인터넷쇼핑몰은 수백가지에서 수천가지에 이르는 상품 중 적당한 제품을 선택한 뒤 가장 가격이 싼 곳을 골라야 했지만 소셜커머스는 알아서 추천해주기 때문에 '쇼핑 스트레스'가 덜하다"며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소셜커머스에 특정 상품이 출시됐다는 소식이 올라오면 곧장 매진되기 일쑤"라고 말했다.

음식점과 패션을 발판으로 성장한 소셜커머스가 육아용품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 △엄선한 상품 △발빠른 배송 등 3박자가 맞물리면서 기존 인터넷쇼핑몰은 물론 이제는 오픈마켓의 자리까지 넘볼 기세다.

육아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소셜커머스를 찾는 엄마가 늘면서 소셜커머스 내 육아용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쿠팡의 올 상반기 육아용품 거래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나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육아용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에는 10%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20%대로 훌쩍 뛰면서 단일 카테고리 1위로 올라섰다. 2년 전 2,600여개였던 육아용품 상품은 올 들어 9,000개를 넘어섰다.

티몬도 육아용품 매출이 지난해 월 200억원을 돌파했다. 2012년까지만 해도 매달 20억원 정도였던 점에 비춰 보면 2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전체 매출에서 육아용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12%로 늘어났다. 위메프도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육아용품은 9% 안팎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 12%로 불어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육아용품의 인기는 히트상품 순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쿠팡의 올 상반기 히트상품을 보면 '하기스 프리미어 기저귀'가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육아용품은 10위권에 4개나 이름을 올렸다. 하기스 프리미어 기저귀는 최근에도 1회 판매(딜)에서 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티몬과 위메프 역시 매출 상위권을 매번 기저귀와 물티슈가 차지하는 등 육아용품은 소셜커머스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엄마들이 소셜커머스에서 육아용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쇼핑 편의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는 품질을 검증받은 소수의 제품을 선별해 판매하는 '큐레이션' 방식으로 운영한다. 인터넷쇼핑몰이나 오픈마켓처럼 상품의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고객이 주로 찾는 인기 상품을 갖추고 있어 제품 선택을 둘러싼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만 비교하면 되는 셈이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쇼핑 서비스라는 것도 장점이다. PC를 따로 켤 필요 없이 아이를 업고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상품을 살 수 있다. 기저귀가 떨어지면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에서 주문하고 물티슈는 아침에 주로 열리는 특가전을 이용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통상 소셜커머스는 모바일을 통한 매출이 6% 안팎이지만 육아용품은 70%를 웃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2030 엄마'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이유다.

빠른 배송도 소셜커머스 육아용품의 경쟁력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기저귀, 분유, 물티슈 등이 떨어지면 심리적인 불안에 빠진다. 내가 쓰는 상품은 얼마든지 다른 상품을 쓸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늘 쓰던 제품을 주고 싶다는 인식이 높아서다. 기저귀와 물티슈는 부피가 크고 무겁다는 점도 소셜커머스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아이를 둔 엄마가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제품을 산 뒤 집까지 들고 오려면 번거로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업계는 육아용품의 배송에 민감한 고객의 성향을 반영해 배송 서비스도 앞다퉈 개편하고 있다. 쿠팡은 평일 오전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나 늦어도 다음날에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을 도입해 고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쿠팡 임직원 100명이 일일 배송기사가 되어 감사말을 적은 화분과 함께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와우 딜리버리'도 행사도 열었다. 위메프는 기존 의류와 패션상품에만 적용해온 무료 반품 및 교환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육아용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소셜커머스에서 육아용품을 주문하는 고객이 늘면서 무명에서 스타로 변신하는 상품과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유식 전문업체 엘빈즈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픈마켓에 묶음 판매로 이유식을 판매해 매달 2,000만원 가량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티몬에 이유식을 낱개로 판매하고 상품을 120여종으로 확대하자 매출이 1억원을 넘어섰다. 순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유아용 세제 '친환경 천연 에티튜드'는 해외 쇼핑몰에서만 판매해 아이를 둔 엄마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공동구매로 구매하던 상품이었다. 쿠팡은 해당 업체와 연계해 해외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내놔 큰 인기를 끌었다. 위메프도 유아용 매트 전문업체 크림하우스와 손잡고 '크리미 코튼 매트'를 시중가보다 25%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고온에서 여러 번 삶아 살균처리를 거친 이 제품은 신생아를 둔 부모의 필수품으로 떠올랐다.

이종구 티켓몬스터 리빙본부장은 "물티슈, 기저귀, 분유 등의 육아용품은 지속적으로 구입하게 되는 생필품인 만큼 물가가 상승하면 가계의 부담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우수한 품질의 중소기업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배송 서비스도 대폭 개선해 육아용품의 대표적인 쇼핑 창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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