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8년만에 만도 되찾는다

최대주주 선세이지 지분 72.39% 전량 매입

한라그룹이 외환위기 당시 그룹의 모(母)기업이자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업체였던 ㈜만도를 8년 만에 되찾게 됐다. 한라그룹 계열사인 한라건설은 21일 홍콩에서 만도의 최대주주인 선세이지로부터 지분 72.39%(539만1,903주) 전량을 6,515억4,677만7,714원에 매입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당 매입가격은 12만838원이다. 한라건설은 KCCㆍ산업은행ㆍ국민연금관리공단 사모펀드 등과 함께 ‘한라건설컨소시엄(가칭)’을 구성해 이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수비율은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과의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한라건설은 또 만도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9.7%(72만5,259주)도 조만간 인수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성사된 것은 현대ㆍ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업계와 만도 노조를 포함한 종업원 대다수가 국부유출과 기술유출 등을 우려해 국내 자본의 만도 인수를 적극 원한 데 따른 것”이라며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암묵적 동의와 KCC의 컨소시엄 합류 등 범현대가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라그룹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인영 회장이 지난 1962년 현대양행 안양공장(만도기계)을 모태로 설립, 한때 재계서열 12위(1996년 18개 계열사)를 기록했다. 지난 외환위기 때 계열사의 연쇄부도로 현재는 한라건설과 한라콘크리트ㆍ한라I&C 등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