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미꾸라지' 윤강로 회장… KR선물, IDS홀딩스에 팔았다

경영난에 지분 넘겨

'압구정 미꾸라지'로 유명한 윤강로 회장이 이끄는 KR선물이 파생상품 교육업체 IDS홀딩스에 매각됐다.

IDS홀딩스는 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KR선물과 인수협약식을 열고 윤강로 KR선물 회장 및 특수 관계인 지분 50.1%를 49억원에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아직까지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해 금융 당국의 인가를 얻지 못했지만 인가를 받으면 KR선물의 사명을 IDS선물로 바꿀 예정이다. 신임 대표로는 송진호 전 SH투자자문 대표를 내정한 상태다.

윤 회장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선물투자로 8,000만원의 종잣돈을 1,000억원대로 불리며 '재야의 투자 고수'로 떠오른 인물이다. 선물시장의 위험을 요리조리 잘 피해 다닌다는 이유로 '압구정 미꾸라지'라는 별명이 붙었다. 1998년 KR투자를 창업하고 2004년 한국선물을 인수해 KR선물을 설립하며 한동안 승승장구했지만 2012년 이후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되면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자본잠식에 빠졌다. 윤 회장은 결국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인수 대상을 물색했으며 협상 끝에 IDS홀딩스와 최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IDS홀딩스는 2008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온라인 선물투자 교육기관이다. 최근 IDS투자자문(옛 SH투자자문)의 대주주로 참여해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했다.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는 "앞으로 10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IDS선물의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겠다"며 "특히 위안화 선물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중국 관련 금융비즈니스를 특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IDS선물은 앞으로 증권업 면허를 취득하고 IDS투자자문은 자산운용사로 육성해 투톱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회장은 새로 설립되는 IDS투자연구소의 소장으로 남아 IDS선물과 협력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