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어떻게 되나] 민간채널 단절 우려속 일정ㆍ속도 변수 많을듯

정부는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에도 남북경협 사업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측이나 북측 모두 경협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데다 현대측이 그 동안 공들인 노력의 결과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라는 정부차원의 공식협상 채널이 가동하는 등 `경협 시스템`이 한단계 격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몽헌 회장의 타계로 대북사업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정 회장이 그동안 쌓아놓은 북한의 인측 네크워크와 노하우가 사장되기 때문에 대내외적인 변수에 의해 경협추진에 애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돌파할 `민간 차원의 채널`이 단절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김윤규 사장이 정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더라도 북한과의 `비선(비공개) 창구`가 상당부분 사라질 가능성도 크다. 특히 특검법 등으로 이미지가 악화된 대북사업을 책임지고 추진해 나가려는 정부관계자가 없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여기에 금강산사업으로 빚어진 자금난을 돌파하기 위해 정 회장이 그동안 추진해온 일본과 미국 등지로부터의 해외투자유치도 사실상 힘들게 됐다. 이처럼 사령탑을 잃은 현대아산의 대북 프로젝트 추진에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남북 경협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예전처럼 탄력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당장 4일 중국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들어갈 예정이던 평양실내체육관 준공식팀의 방북일정을 비롯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건설 실무협의 등 세부일정이 차질을 빚었다. 물론 희망적인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이후 중단됐던 금강산 육로관광이 9월1일부터 재개될 전망이며 북측도 6월28일 `금강산관광지구 개발규정`과 `금강산관광지구 기업창설운영규정`등 금강산 관광특구 개발을 위한 법적 토대를 구축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이 남과 북이 절실히 원하고 있고 서로 각종 제도화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왔기 때문에 큰 틀의 남북경협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이와 관련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사업 등 현대아산이 벌여놓은 사업들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남북경협사업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도 개성공단 건설이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6월30 착공식도 끝난 뒤 실질적인 업무는 토지공사가 맡아 진행하고 있기 때문. 개성공단 건설은 현재 측량 등의 실무작업이 진행중이며 이와 관련된 포괄적인 남북 경협 4대 합의문이 이달 6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토지공사의 허만석 대외사업단 개성사업팀 팀장은 “방북 조사단 19명이 예정대로 조사를 끝내고 오는 8일 귀환한다”며 “1단계 100만평은 토지공사가 맡아 시행하는 만큼 큰 틀의 남북경협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초순께 열기로 한 철도ㆍ도로 연결사업 관련 실무회의(국장급)도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3개월마다 개최되는 경추위 역시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경추위는 지난 5월 평양회의에 이어 8월말 서울에서 6차 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남북은 실무접촉을 진행중이다. <권구찬기자,김민열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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