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달러화를 석유결제 통화로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드 알파이잘 외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알아라비아 TV로 중계된 두바이 기자회견에서 "달러가 유일한 석유 결제통화로 계속 남을 것"이라면서 "이런 사우디의 방침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우디가 달러 결제를 재확인한 것은 미국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국내 경기가 올해 고유가 행진으로 사상 유례없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별다른 정책 변경 없어도 달러가 쏟아져 들어 오는 데 구태여 사서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달러는 올들어 유로에 대해 가치가 10% 가량 떨어지면서 국제 무역거래에서 달러보다는 유로가 더 선호돼 결제통화로서의 자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달 리야드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담에서도 달러를 더 이상 석유 결제통화로 사용하지 말자는 반미 성향의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주장을 거부한 바 있다. 이란은 지난 8일 이란 관영통신 회견을 통해 석유 결제통화로 더 이상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는 올해 무역 흑자가 1,482억달러, 국내총생산(GDP)은 3,77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03년부터 2007년 사이 무역 흑자는 무려 2,200억달러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우디는 내년도 예산을 올해(1,181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인 1,093억달러로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