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걸 왜 안했는지… 60대 혼 담아 노래 부를터

데뷔 42년만에 콘서트 여는 가수 이장희

이장희

"아마 40대말부터 60대까지의 팬들이 찾아 오겠지요. 그 분들에게 60이 넘어 노래에 빠져든 내 감성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그건 너' '한 잔의 추억'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197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이장희(66)가 앨범을 내고 전국 투어에 나선다. 지난 71년 '겨울이야기'로 데뷔한 지 무려 42년 만이다.

그는 이번 콘서트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 동안 얼마나 노래를 안 부르고 살았냐면 85년에 LA에 세시봉 멤버들이 왔을 때 내게 노래를 청했는데 가사 한 절 부르고 중단했을 정도였다"며"난 그렇게 노래를 잊고 살았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다시 노래에 희망을 품기 시작한 것은 세시봉에 출연하고서 부터.

그는 "지난해 초 MBC에서 TV콘서트 제의를 받고 연습을 하다 보니 노래에 대한 희망을 다시 갖게 됐다"며"나도 더 늙기 전에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좋은 걸 왜 안 했을까?' 하는 생각 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40년 전 노래를 이제 다시 부르는 소회에 대해서는 "강근식과 클럽싱어로 72년 무명시절에 불렀던 '그애와 나랑은' '그건 너'를 부르던 젊은 시절에는 연습을 하지 않았었다"며"이번 콘서트를 앞두고 연습을 하면서 '우리가 노래를 이렇게 열심히 해 본 적이 있냐?' 고 서로에게 물어 볼 정도였다" 고 말했다.

그는 "감수성 예민한 중학시절 노래가 너무 좋았었다"며 아스라한 추억을 반추하기도 했다. 그는 "팝송 중에서도 컨추리곡을 좋아했는데 가사를 보니 컨추리 곡들은 평소에 쓰는 구어체로 만든 노래가 대부분이었다"며"행크 윌리엄스 같은 가수의 영향을 받아 일상 대화체로 만든 노래가 '그건 너'였다"는 뒷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노래를 작곡할 때는 분위기를 생각하는 편이다. 그는 "그래선지 가사를 쓸 때 1주일에서 열흘정도 걸리지만 물꼬가 터지면 순식간에 해치우기도 한다"며"'울릉도는 나의 천국'이라는 신곡을 만들 때도 울릉도의 밤풍경을 생각하니 쉽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가수들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후배들이 내 노래하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 나 보다 훨씬 잘 하더라. 우리 음악이 많이 발전했다. 누구는 왱왱거린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짧은 소절내에 많은 바리에이션이 있더라."그의 감성은 아직 청년의 그 것이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내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예순이 넘은 남자의 혼이 담긴 노래를 들려 드리고 싶다"는 말로 여운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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