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發 세계경제 위기론' 주목해야

세계경제에 ‘부동산발(發) 위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경고음의 진원지는 중국과 미국이다.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강력한 투기억제책 시행을 앞두고 거품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베이징ㆍ항저우ㆍ칭다오 등 대도시의 집값은 한달새 10~30% 하락하고 거래가 끊기는 등 거의 패닉상태라고 한다. 미국도 부동산경기 과열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 및 기존 주택판매는 각각 사상최고를 기록했으며 주택 평균 매매가격도 20만달러를 넘어서 전월 대비 7%, 전년 대비 15% 이상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연방기금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모기지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부동산 거품이 일시에 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가격 급락-매물증가-가격하락-대출금 상환부담 증가-금융부실의 악순환과 함께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소비위축 등으로 세계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시나리오가 강 건너 불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선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우리 경제의 회생은 더욱 요원해진다. 최근 들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국내 부동산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이다. 부동산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에 따라 상황반전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정부는 시장원리 위배 논란을 부를 만큼 초강경 조치들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반면 금융회사들은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늘리고 이렇게 풀린 돈이 다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시장이 급랭할 경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비슷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세계경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긴장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국내 부동산시장의 투기를 억제하되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상황을 감안한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출도 자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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