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료 신청 성공하신 분 있나요. 복지로에서 1시간 동안 대기 중이네요."
"오후1시 현재 대기자가 4만7,000명이라네요. 오늘 안에 양육수당을 신청할 수 있을까요."
4일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 '복지로'라는 단어가 종일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날은 3월부터 실시되는 '만 0~5세 영ㆍ유아 무상보육'의 사전신청을 받은 첫날로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받으려는 부모들로 해당 사이트는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접속이 몰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육료ㆍ양육수당을 신청할 수 있는 사이트인 복지로(bokjiro.go.kr)에 접속한 누적접속자수는 오후2시 기준으로 72만7,956명에 이른다. 동시 접속자수만 해도 3,400명이다. 특히 신청을 받기 시작한 오전9시부터 10시까지는 1시간 만에 25만2,000명이 사이트에 동시접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버가 다운된 것은 아니지만 일시에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시스템 응답이 지연됐다"는 것이 복지부 측의 설명이다.
전국 읍ㆍ면ㆍ동 주민센터도 몰려드는 부모들로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2시까지 전국 주민센터를 방문해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신청한 부모들은 5,56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주민센터에는 오전9시부터 오후3시까지 130명에 가까운 사람이 몰렸다. 임면재 주민생활지원팀장은 "사람이 많이 몰릴 걸 예상해 신청서 양식을 최대한 간단히 하고 접수 아르바이트도 고용했다"며 "그래도 다들 조금씩은 기다리셔야 했다"고 말했다. 송파 오금동 주민센터도 오후3시까지 100명에 이르는 부모들이 다녀갔다. 센터 관계자는 "월초에는 다른 지원신청도 많이 겹쳐 지금도 많은 분이 줄 서 계시다"며 "문의전화도 끊이지 않아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신청이 쉽지 않다 보니 신청자가 몰릴 걸 뻔히 알면서도 서버 증설 등 준비가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주부 김모(36)씨는 "올해 유치원에 입학한 둘째 보육비 신청을 위해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기다리다 지쳐 신청을 포기했다"며 "4일부터 보육료 신청을 하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막상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정부 측은 하루 혹은 이틀 반짝 사람이 몰리는 현상 때문에 인프라를 과잉 구축하는 것은 낭비라는 입장이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무상보육 신청 첫날은 지금 같은 '첫날 효과'가 있었지만 빠르게 신청자가 줄어들었다"며 "지원 첫날은 꼭 신청해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신기해서 들어오는 사람, 관계자들, 그냥 들어오는 사람 등 온갖 사람이 몰리게 되는 만큼 가급적 첫날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보육료와 양육수당은 2월 중 신청하면 3월분부터 아무 문제없이 받을 수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신청해도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