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선진국 영국 러시아 제쳐… 고용 3만명 경제효과 4조 기대

[국산 경공격기 FA-50 24대 이라크 수출] 박 대통령 친서 전달 등 민 관 군 협력마케팅
중반 불리했던 판세 뒤집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공격기 FA-50 이라크 수출은 민·관·군이 합동으로 영국, 러시아 등 항공 선진국의 기종들을 제치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FA-50은 치열한 경합 끝에 실제 작전운용 과정에서의 우수성과 안정성, 운용 경제성, 조종사 훈련 지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최종 낙점됐다.

 FA-50은 최대 마하 1.5의 속도로 비행하며 F-4, F-5보다 우수한 최첨단 전자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고등훈련은 물론 공대공 미사일(AIM-9), 공대지미사일(AGM-65), JDAM 유도폭탄 장착이 가능해 경공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KAI는 지난 2011년 4월 밀라키 이라크 총리가 방한했을 때 FA-50 계열 항공기를 소개하며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고 그해 7월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이후 영국 BAE사의 Hawk-128와 러시아 야코블레프사의 Yak-130, 체코 아에로사의 L-159 등 항공 선진국의 기종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부 외신들이 이라크가 체코의 L-159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하면서 FA-50의 이라크 수출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기도 했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후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 전달과 강창희 국회의장의 의원외교 활동 등 적극적 세일즈 외교활동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KAI 관계자는 “선진 경쟁사들이 저가공세와 정치,외교력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이라크 시장을 공략하며 계약 직전까지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며 ”특히 우리 정부와 함께 효과적인 민·관·군 협력 마케팅 활동을 펼쳐 역사적인 수출을 성공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방위사업청은 급변하는 협상 상황에 맞춰 실시간 협의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국산 항공기에 대한 품질보증에 나서는 등 적극적 지원에 나섰다. 우리 공군도 실전 운영경험을 토대로 FA-50의 우수성과 안정성 등을 현실감 있게 어필하고 조종사 훈련을 지원하며 이라크 공군의 마음을 움직였다. 중동지역에 파병된 한국군의 우호적 현지 활동도 이번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번 이라크 T-50 수출로 아시아, 유럽, 남미에 이어 중동지역에 걸친 전 세계 수출거점이 확보됨에 따라 세계 군용기 시장에 한류바람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 관계자는 “최근 훈련기에서 공격기까지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FA-50 계열 항공기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로우(low)급 노후 전투기들의 대체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대체 가능한 항공기는 FA-50을 비롯한 일부 기종뿐이어서 추가 수출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KAI는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의 30%를 점유해 1,000대 이상의 FA-50 계열 항공기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페루, 보츠와나 등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대 시장인 미국 훈련기 구매사업(T-X)의 수주활동도 내년부터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수출 계약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위상 제고와 산업 인프라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FA-50 계열 항공기 1대 수출은 중형 자동차 1,000대 수출 이상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수출을 통해 3조4,000억원의 생산유발과 9,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효과 등 총 4조3,000억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또 고용창출 효과도 3만6,0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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