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외 8자회동' 개최… '미사일 사태' 중대 고비

ARF 개막… 北·美 접촉 성사 여부 관심

북한이 '6자회담 거부'를 재확인한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장관급 8자회동'이 28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북한 미사일 사태가 중대고비를 맞게됐다. 특히 북한이 지난 5일 미사일 발사와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 이후 공개된 다자 외교무대로는 처음으로 이날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KLCC)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기 때문에 북한측 언행이 주목된다. 이날 ARF 회의는 북한의 6자회담 프로세스 복귀를 촉구하는 사실상 현지에서의 마지막 외교활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끝내 협상 복귀를 거부할 경우 '장관급 8자회동'이 개최돼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고 협상에 정통한 현지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25개 ARF 참가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오전 열리는 ARF 리트리트(Retreat.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대화)와 오후 열리는 ARF 전체회의를 통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공동성명 채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미사일 발사가 국제법상 하자가 없는 주권행사라는 기존 입장을 강변하면서 미국이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한 6자회담에 돌아갈 수 없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참가국 전체의 합의를 거쳐 성명을 채택하는 ARF의 성격상 회원국인 북한의 입장이 반영될 수 밖에 없어 강력한 대북 압박을 담은 성명 채택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아세안 관련 연쇄회의 마지막날인 이날 북한이 전격적으로 8자 등 다자회동에 참가할 가능성, 또 북한이 그런 다자 회동에 참가할 경우 이를 계기로 북미 양자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8자회동에 앞서 예정된 이날 오후 북중 양자회담에서 북한이 '특별한 주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장관급 6자회동은 공식 6자회담이 아니다'는 주장을 펴면서 막판에 6자회동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막판까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낮 12시15분부터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이에 앞서 라이스 장관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도 미.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반 장관과 백 외무상간 남북 외교장관 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있으나 구체적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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