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의 '산업기술인력 수급 종합대책'은 이공계 기피현상과 산업 기술인력 부족 심화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다. 많은 이공계 졸업생이 나와도 실제 산업현장에서 쓸만한 인재가 부족한데다 그나마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지원자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삼성이 1000명의 해외인력을 채용키로 한데 이어 현대자동차도 100~200명의 석ㆍ박사를 해외에서 확보하겠다고 나설만큼 국내 기술인력의 부족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종합대책이 발표돼 오해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대교과 과정을 현장 맞춤형으로 개편하고 병역특례를 확충하는 한편 이공계에 장학금 등을 대폭 확대키로 한 방향은 적절하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국방부와 교육자원부 등의 조율을 거쳐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형평성 문제가 있지만 기술인력확보에 국가경쟁력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해당 부처도 적극적인 협조를 아껴서는 안 된다.
그 동안 조선 자동차 기계 등 기간산업의 기술인력 양성은 IT,BT 등 미래 성장산업의 인재양성에 밀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수출의 70% 를 이들 산업이 담당하고 있는데도 인력개발과 재원배분에서 소홀했던 것이다.
이는 기간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그만큼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재래산업과 미래산업에 대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기간산업과 미래성장산업이 동반 성장할 때 국가경쟁력도 높아지게 된다.
2006년부터 1만8000명의 고급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술인력의 '파격적 우대'를 다짐한 종합대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각 대학의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대책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내용은 수요자 중심의 현장 맞춤형 기술인력 양성이다.
우리나라는 산학협동이 잘 이뤄지지 않아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을 각 기업이 많은 경비를 들여 현장에 맞게 재교육해야하는 교육투자의 낭비가 일상화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산업현장의 이공계 교육에 대한 불신은 날로 높아졌다. 이는 바로 이공계 출신에 대한 낮은 대우로 이어졌다. 반대로 이공계 출신들은 이 같은 처우에 반발해 산업계 진출을 외면하는 악순환이 계속 됐다.
이공계 박사학위 소지자 90% 정도가 학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대학은 산업계가 만족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계는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이 불신의 벽을 허물고 협동체제를 구축,인재양성에 대한 대화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산학의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연구 및 인건비 지원을 확대해 이들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
또한 연구결과에 따라 흡족한 보상이 따라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보상이 없는 연구열기는 곧 시들게 마련이다. 축구대표팀처럼 기초가 튼튼한 연구풍토를 조성하고 결과에 대해 보상이 따르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다. 이번 종합대책이 축구대표팀 히딩크감독의 역할처럼 산업발전의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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