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기계장비와 부품을 국산화해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등 맨주먹으로 일어선 형제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공단에 위치한 전영도(52) 일진에이테크 사장과 전정도(44) 성진지오텍 사장이 주인공. 이들은 각각 지난 79년과 86년 회사를 설립해 해외시장까지 제품을 수출하는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기계설비와 부품을 생산하다 보니 기술적인 노하우나 영업망, 거래처 발굴 등과 관련해 서로 아낌없는 조언을 하고 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하면서 동고동락을 함께 하는 것이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삼성반도체에 근무했던 엔지니어 출신 형 전영도 사장은 실을 감는 와인더와 익스트루더 등 섬유기계 부품과 완제품을 국산화시켜 수입대체에 나서고 있다. 또 선박용ㆍ발전기용ㆍ제철설비용 기계도 생산해 국내 정밀기계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일진에이테크는 화학섬유 기계설비를 생산해 효성, 휴비스, SK, 코오롱, 새한 등 대기업에 주문생산으로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 받고있다. 이들 설비는 이전 일본과 독일에서 전량을 수입했지만 일진에이테크가 15년 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일본, 중국, 타이완 등에 역수출하고 있는 상태다.
전영도 사장은 “동생과 기술개발 및 해외 바이어 발굴 등에 대해 폭 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있어 경영방침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정기적으로 동생회사 직원들과 함께 체육대회 등 단합대회를 열어 우의를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형보다 7년 늦게 사업을 시작한 성진지오텍 전정도 사장은 발전ㆍ화공ㆍ조선ㆍ철탑 등의 장비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60% 이상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발전사업(HRSG)은 지난 99년부터 세계 메이저 엔지니어링사로부터 꾸준히 공급 주문을 받고 있고 네덜란드 넴(NEM)사와는 내년까지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상태이다. 또 세계 굴지의 엔지니어링 회사인 누터에릭센(NOOTER ERIKSEN)과도 연간 3,000만달러 규모의 제품을 공급키로 하는 등 해외시장에 오히려 많이 알려져 있다. 올해에는 1,350억원의 매출을 겨냥하고 있다.
전정도 사장은 “한국비료(현 삼성정밀화학)에서 근무하다 형의 조언을 받아 볼트, 너트를 생산하는 유영금속을 설립했다”며 “석유화학 공업의 미래성장성이 높다는 형의 조언을 믿고 사업을 확장한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