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 차익거래를 통해 유출된 것이지만, 채권형 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으로 자금이 속속 이탈함에 따라 주식형 펀드 시장은 상당 기간 냉각기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와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첫 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총 1조289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이후 꾸준히 자금이 빠져 나갔던 해외 주식형 펀드와는 달리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10월을 제외하곤 자금이 순유입됐다. 그러나 올 들어선 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꾸준히 빠져 나가며 한 달여 만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이탈했다.
같은 기간 동안 채권형 펀드에는 2조6,497억원, MMF에는 23조3,168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큰 대조를 이뤘다. 특히 MMF의 경우 설정액을 기준으로 전체 펀드시장에서의 비중이 29%를 돌파했다.
주식형 펀드 자금 이탈은 대부분은 ETF에서 나타났다. 1조289억원 중 ETF를 제외한 자금유출 규모는 185억원에 불과하다. ETF 자금 유출은 대부분 현ㆍ선물의 가격차이(베이시스)를 이용한 기관의 매도차익거래에 따른 것으로 실제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나간 것과는 큰 연관을 짓기 어렵다. 그러나 자금 부동화로 펀드 자금 유입이 사실상 끊겼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까다로운 펀드 가입 절차 등 역시 펀드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주식형 펀드 시장의 부진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시장 냉각은 계속되고 있지만 지난해 10~11월과 비교하면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 서서히 정상적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