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소진관사장 경질…"기술 빼가기 노림수?" 의혹

임기만료 4개월 앞두고 실적부진 내세워 통보
업계 "투자 안하고 경영개선 요구는 어불성설"
中 공장 설비 싸고 마찰 분석…노조 강력 반발

쌍용차 소진관사장 경질…"기술 빼가기 노림수?" 의혹 임기만료 4개월 앞두고 실적부진 내세워 통보업계 "투자 안하고 경영개선 요구는 어불성설"中 공장 설비 싸고 마찰 분석…노조 강력 반발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단순한 주주권 행사인가, 곶감 빼먹기(기술이전) 위한 노림수인가.’ 쌍용자동차의 최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소진관 사장의 경질방침을 전격 통보함에 따라 그 배경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차측은 일단 ‘실적부진’을 경질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쌍용차 안팎에서는 뭔가 다른 ‘속셈’이 있다는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하이차측이 쌍용차 인수 당시 약속한 투자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적개선을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중국공장 설립을 통한 신차개발 프로젝트(일명 S-100) 등과 맞물려 투자 및 기술이전 여부를 놓고 마찰을 빚은 것이 주 원인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 사장 경질 왜?=상하이차는 소 사장의 교체사유로 ‘실적부진’을 내세우고 있다. 올들어 갑작스럽게 판매가 부진해 지면서 상반기에만 685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경영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으로 임기(내년 2월)를 불과 4개월 앞둔 사장을 교체한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 우선 비록 상반기에 적자를 냈지만 하반기 들어 실적이 개선돼 3ㆍ4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이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차측이 당초 지난 1일 3ㆍ4분기 결산을 확정하기 위한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가 하루 전날 갑작스럽게 5일로 연기했다”며 “실적이 낳아졌다는 점이 공표되면 경질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에 일단 시간을 번 뒤 물러나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소 사장은 이사회(5일)를 하루 앞두고도 사퇴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외부연락을 끊고 잠적에 들어갔으며, 노조측은 긴급 대의원 대회를 열고 파업불사 등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경영은 뒷전, 기술이전에만 눈독”= 쌍용차 주변에서는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실적부진 외에 뭔가 숨겨진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상하이차에 지속적인 투자집행을 요구하면서 마찰을 빚어 왔다”며 “일각에서는 중국공장 설립과 관련해 기술이전과 설계를 요구했지만 소 사장측이 이를 끝까지 거부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집행 및 기술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직접적인 경질사유라는 것이다. 그는 “상하이차는 오는 2008년까지 총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투자는커녕 오히려 영국의 ‘MG로버사’ 인수 등 다른 사안에 혈안이 돼 있다”며 “경영은 뒷전 인 채 핵심기술만 빼가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노조측은 이에 따라 지난 3일 짱쯔웨이 상하이차 부총재와 만나 투자이행에 대한 확답을 요구한데 이어 다음주 중 쟁의절차를 밟기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쌍용차 “후유증 우려”= 쌍용차 임직원들은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회사의 이미지 실추다. 쌍용차는 그동안 중국기업이 대주주라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 자체가 판매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고 알게 모르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왔다. 쌍용차 관계자는 “신차 액티언 등을 내놓고 실적이 상승세를 타는 시점에서 경영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며 “만일 기술유출 문제 등으로 사태가 확산될 경우 회사가치가 크게 훼손되는 등의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1/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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