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회복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여겨지는 실업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금융위기 발발 이후 대표적인 부실 금융기관으로 낙인 찍혔던 AIG가 흑자전환에 성공해 조기 회복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 사이클을 판단하는 비영리 민간기구인 전미경제조사국(NBER) 위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제프리 프랭클은 8일(현지시간) “향후 더블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지난 7월에 이미 경기침체가 끝났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경기가 바닥에 이르렀음을 확신하지 못했지만 7월 고용지표 개선을 계기로 확신하게 됐다”면서 “고용지표 개선은 경기침체 완화의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고용불안은 ‘소비침체’와 ‘신용카드 연체율’의 직ㆍ간접적 원인이었던 만큼 7일 발표된 실업률 개선은 경기회복 국면의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IG의 실적호전 소식도 미국 경제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AIG는 이날 2ㆍ4분기에 18억2,000만달러(주당 2.30달러)의 이익을 기록해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주당 1.50달러 이익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백악관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최악의 상황이 지났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도 “올해 말께 실업률이 1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