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채권에 투자한 월 지급식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이 4%대까지 오르면서 다시 투자자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신흥국 채권에 투자한 월 지급식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3월31일까지 '피델리티월지급식이머징마켓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종류 A, C-e, C형'이 각각 4.10%, 4.06%, 4.02%를 기록하며 채권형 월 지급식 펀드 가운데 1~3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최근 1년간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기록하던 펀드들이다.
매월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국내 월 지급식 펀드는 해외 채권 중에서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신흥국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신흥국 증시가 출렁이고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신흥국 채권에 투자한 월 지급식 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신흥국 채권에 투자한 월 지급식 펀드의 강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 테이퍼링 종료를 의식한 신흥국 채권 투자자의 자금이탈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과장은 "지난해까지 이머징 시장의 금리가 많이 오른데다 환율 안정 등으로 신흥국 채권 수익 기대감이 커졌다"면서 "하지만 하반기 테이퍼링 종료가 신흥국에 미칠 여파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아치우고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보다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월 지급식 펀드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연초 이후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에는 2,838억원이 들어온 반면 신흥국 채권에서는 863억원이 빠져나갔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이퍼링 종료가 신흥국에 미칠 영향을 충분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선진국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형 상품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