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도시화로 한반도에서의 온난화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기상청이 국립기상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모아 발간한 자료집인 ‘기후변화이해하기Ⅱ-한반도 기후변화:현재와 미래’에 따르면 한반도의 연평균기온은 지난 1912년부터 2008년까지 96년간 1.7도 올랐다. 비슷한 기간(1912∼2005년) 지구 평균기온이 0.74도쯤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온난화 속도가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셈이다. 이러한 기온 상승 원인의 30%가량이 급격한 도시화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한반도의 기후는 아열대화하고 있다. 겨울이 지속되는 기간은 22~49일가량 짧아져 봄이 더 빨리 찾아오는 반면 여름은 13~17일가량 길어졌다. 가뭄과 호우 등 기상이변 현상도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강수량의 지역별 편차가 심화되면서 지역에 따라 가뭄 및 호우 등 상반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주변 바다의 해수면 온도가 오른 탓에 한반도를 지나는 태풍의 위력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지금 추세대로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오는 2100년께에는 제주도와 울릉도ㆍ동해안ㆍ남해안 등의 지역에서 겨울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반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의 두 배에 달하면서 연평균기온이 지금보다 4도 오르고 연강수량은 17%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도시화가 상당히 진행된데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어 여타 지역보다 기온 상승폭이 크다”며 “이런 진행속도라면 머지않아 한반도의 생태계가 완전히 변화하고 열대성 질병이 확산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폐해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