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 충격' 약화

매도 물량 조금씩 내놔 내달 만기일 부담 덜어
'外人매수로 연말 랠리' 최상 시나리오 기대도



연말 증시의 ‘지뢰’가 될 것으로 우려됐던 3조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시장에 조금씩 풀리면서 그 위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는 연말 상승장을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전문가들은 지난 11월 옵션만기일 때에도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되지 않고 롤오버(이월)되자 12월 ‘트리플위칭데이(선물ㆍ옵션ㆍ주식옵션 동시만기일)’ 때 1조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최근 시장 베이시스 하락으로 매물화가 이뤄지고 이를 외국인들이 사들이면서 지수에 부담을 주지않고 자연스럽게 부담이 덜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12월 트리플위칭데이에도 지수가 출렁이는 일 없이 연말까지 꾸준히 올라 지난 5월 기록한 고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 차익거래는 이번 주들어 2,000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16일 외국인이 선물 매수에 나서 98억원의 매수 우위로 돌아서긴 했지만, 지난 14일 외국인이 주식 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이래 현선물 가격차인 시장 베이시스가 1.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면서 3조5,000억원의 매수차익잔고를 끌어안고 있던 프로그램 매매에서 차익 매물이 조금씩 풀려나오고 있다. 게다가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은 총 3,416억원 어치에 달해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를 끌어내릴 겨를도 없이 외국인들이 물량을 고스란히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16일 미미한 낙폭으로 하락했을 뿐, 이번 주 들어 양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외국인이 사들이는 흐름이 이어지는 한 12월 만기 전까지 선물지수는 190, 코스피지수는 1,460대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 전문가들도 외국인의 IT주 매수가 이어지면서 프로그램 매물 충격의 완충역할을 하고 있다며 견조한 상승장을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11월 말까지는 그동안 고평가됐던 시장 베이시스가 0.5~0.6포인트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라며 “이 과정에서 5,000억원 가량의 차익잔고 청산이 예상되지만, 어차피 매를 맞아야 한다면 지금처럼 상승장에서 맞는 것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앞으로 2~3주 동안 프로그램 물량이 만기 전에 조금씩 줄어드는 현상이 이어진다면, 12월 만기일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의 시장 베이시스 악화는 프로그램 매물 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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