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주들과 엇박자를 내던 국내 은행주들이 모처럼만에 웃었다. 지난주 기준금리 동결과 미국 웰스파고의 사상 최대 분기 수익 소식에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KB금융은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51% 오른 3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2.22%), 우리금융(1.32%)도 외국인의 러브콜에 모처럼만에 동반 강세에 나섰다. 은행주가 주로 포함된 금융업종 지수도 이날 하루 1.35% 올라 닷새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올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선진국 증시에서 은행주들이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국내 은행주들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4ㆍ4분기에는 계절적 특성상 비용 부담이 커지는데다 금융 감독 당국에서 조선ㆍ해운업체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를 요구하고 있어 국내 은행주들의 어닝쇼크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의 경기 반등과 유럽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데다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 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주 9곳의 올 1ㆍ4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지난 4ㆍ4분기에 비해선 49%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웰스파고가 사상 최대 분기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온기를 더했다. 외신에 따르면 웰스파고의 4ㆍ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94달러로 예상치(0.89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리스크 완화, 금리 반전이 선행돼야 하므로 본격적인 반등의 시점을 2ㆍ4분기 이후로 점쳤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펀더멘털 변화를 위해선 금리인하 종결이 필수고 은행주가 본격적으로 반등하려면 금리 반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인하가 1ㆍ4분기 중 마무리 된다면 은행의 순이자마진과 분기 경상이익이 늦어도 2ㆍ4분기 중 바닥을 칠 것”이라며 “점차 규제리스크가 완화되고 금리 방향성도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주의 강세 전환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